대리구장 강론

주님은 구원으로 초대하시기 위해 우리를 부르시는가?

다해 연중 31주일 미사 강론

(2019.11.3.10:30, 인보 성당)

찬미예수님!

 

지난 주 복음말씀을 기억하십니까? 지난 주 우리는 바리사이파 사람과 세리, 두 사람의 기도를 통해 누가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는 사람인지를 묵상했습니다. 다름 아닌 지난 주 복음말씀은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는 사람은 스스로 의롭다고 자처하는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세리임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도 지난주 복음과 유사하게 세관장 자캐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 복음말씀이 우리에게 묻는 물음은 우리는 과연 구원받을 수 있는가? 주님은 당신 구원에로 초대하시기 위해 우리를 부르시는가?’입니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세관장이며 죄인인 자캐오를 구원으로 초대하시는 주님께서 당연히 우리도 당신 구원에로 초대하시기 위해 부르신다는 것입니다.

 

로마정부는 일정액의 돈을 정부에 넘겨주기로 약속한 고위 계약 대리인을 각 지역에 임명했습니다. 이 고위 대리인은 여러 명의 세관장들에게 하청하여 세금 징수 업무를 주었고, 세관장 역시 사람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많은 일반 세리들에게 하청을 주었습니다. 세관장들은 세리들에게 많은 세금을 거둬 고위 대리인에게 계약한 금액을 넘겨주고 나머지는 착복했습니다. 자캐오는 세관장이라고 부르는 고위 세관원이었습니다. 세관장이라는 신분자체가 부자를 의미합니다만, 자캐오는 일반 세관장보다 훨씬 더 부자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복음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돈 버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었던 모양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는 그런 삶에 만족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사람들은 그를 로마정부의 앞잡이 노릇하면서 남의 돈을 착복한 나쁜 놈, 죄인으로 취급했을 겁니다.

 

그런 그가 복음말씀처럼 예수님께서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다.”는 것은 분명히 의외의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이상하게 만나 뵈어야만 할 것 같은 어떤 내적인 움직임이 그를 이끌었을까요? 그의 행동도 평소의 모습과는 달라졌습니다.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게 앞질러 달려가 나무위로 올라갔습니다.” 예수님을 잘 보기위해서. . .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다가 나무 위에 있는 그를 보기위해 위를 쳐다보셨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캐오가 당신을 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그 모습을 쳐다보면서 그의 존재를. 그의 마음 자체를 꿰뚫어 보신 것입니다. 그래서 자캐오야! 얼른 내려 오너라라고 하시며, 자캐오를 부르십니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자캐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내면에서 들려오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여러 가지 이유로, 특별히 물질에 대한 탐욕 때문에 내면에 들려오는 그 주님의 소리를 듣고도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예수님의 부르심은 너무나 분명해서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달려가 나무 위로 올라간 것입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애쓰는 그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서둘러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서 머물러야 하겠다.” 그러자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던것입니다. 예수님을 맞이하게 된 자캐오는 정말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기쁘게 맞이하는 그 순간, 그가 지금까지 자기중심으로 살아온 모든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큰 내적인 변화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께 약속합니다.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고 고백합니다.당시 남을 속였을 경우 금액에 오분의 일을 보태어 돌려주는 것이 모세법이었습니다만, 그는 네 배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그만큼 그는 변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님께서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와 2독서는 주님께서 왜 이토록 자캐오처럼 당신을 떠난 죄인을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께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그렇게 애쓰시는지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1독서 지혜서는 그 이유를 바로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기에 당신께서는 모두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바로 그 때문에 주님께서는 누구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당신께 돌아오기를 원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당신께서는 탈선하는 자들을 조금씩 꾸짖으시고, 그들이 무엇으로 죄를 지었는지 상기시키며 훈계하시어, 그들이 악에서 벗어나 당신을 믿게 하십니다.” 그리고 2독서의 테살로니카 2서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시기 때문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자캐오처럼 우리 자신들도 구원에로 초대하십니다. 주님께서 자캐오를 부르신 것처럼 오늘 우리도 부르십니다. 간절히 부르십니다.

 

에페소서 13절에서 4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만물은 물론, 나라는 존재가 생기기 훨씬 이전에 이미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 분 안에서 창조되도록 하셨고, 그 분을 따르도록 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나의 존재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나의 존재는 하느님에 의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나의 존재를 송두리 채 속속들이 다 아십니다. 나의 장점과 단점,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모두를 다 알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한 영적 여정의 길을 통해 나의 존재가 성장하고 완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통해서 비로소 나의 존재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존재를 송두리째 알고 계시는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를 구원에로 초대하십니다. 우리를 부르십니다. ‘안드레아야! 요셉아! 마리아! 엘리사벳아! 얼른 내려오너라. 얼른 서둘러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서 머물러야 하겠다.”하시며 우리를 당신 구원에로 초대하시며 우리를 부르십니다. 이 주님의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하는지는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부족한 죄인임을 자각하고 있다면 그 부르심에 응답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바리사이처럼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뭐가 문제가 있느냐고 생각하든가 아니면 지난 날 자캐오처럼 먹고 살기에 바빠 부르심을 애써 외면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교우 여러분! 자연의 순환은 변함없이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가을에 건강한 나무들은 지난봄부터 고생하며 키우고 키운 잎들과 잔가지들을 버려야 겨울을 날 수 있고 내년에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자연의 법칙을 잘 압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결실의 계절이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이 가을 한 주일을 지내시면서 우리를 구원에로 초대하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대해서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 안에, 여러분과 함께 계시면서 여러분이 구원되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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