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얼마나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까?

다해 연중 28주일 미사 강론(견진)

(2019.10.13.11:00, 꽃바위 성당)

찬미예수님!

존경하는 교우 여러분,한 주일 동안 열심히 사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이 관통하는 물음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우리의 믿음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입니다. 1독서의 나아만의 치유이야기와 2독서 그리고 복음의 10명의 나병환자 치유이야기를 통해서 그 물음에 답하고 있습니다.

 

우선 1독서의 말씀을 봅시다. 오늘 제1독서나아만의 치유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원래 나아만이야기는 51절에서27절까지로 5장 전체의 내용인데, 오늘 독서는 그 일부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의 의미의 잘 이해하기 위해 5장 전체이야기를 간략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만이라는 사람은 유대인 아닌 이스라엘 북쪽에 있는 왕국인 아람의 총사령관이었습니다. 높은 지위에 있던 그가 피부병을 앓고 있었는데 나병이었습니다. 당시 나병에 걸린 사람은 높은 지위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구약시대 사람들은 나병 뿐 아니라 낫기 어려운 피부병들은 모두 나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아만은 당시 병을 치유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도 소용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던 중에 나아만의 아내가 거느린 여종 중에 이스라엘에서 데려온 여종이 있었는데, 이 종이 이스라엘에 엘리사라는 예언자가 많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나아만은 자기 병의 치유를 위해 많은 선물을 가지고 이스라엘에 있는 엘리사 예언자를 직접 찾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엘리사는 나아만이 직접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집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그냥 심부름꾼을 내보내 요르단 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라는 말만 전합니다. 높은 지위의 나아만은 엘리사 예언자가 직접 나와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이름으로 손수 병을 치유할 줄 알았는데 말만 전하니 화가 나 당장 자기 나라로 돌아갈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수행 부하들의 충고로 엘리사가 지시한대로 요르단 강 속에 일곱 차례 몸을 담갔습니다. 그러자 그는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습니다.” 그래서 나아만은 엘리사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가져온 귀한 선물을 전달하고자 했지만 엘리사는 정중히 거절합니다. 엘리사가 나아만을 직접 치료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병을 치유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지 본인의 이 아니기에, 엘리사는 나아만이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시험하고자 한 것입니다. 만일 나아만이 이스라엘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그냥 돌아갔을 겁니다. 그리고 엘리사가 선물을 거절한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감사드려야할 분은 하느님이심을 가르쳐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나아만은 진정으로 온 세상에서 오직 이스라엘에만 하느님께서 계십니다라고 신앙고백하게 됩니다. 나아만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 하느님께 감사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나아만은 이스라엘을 떠날 때 이제부터 주님 말고는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다짐하게 되고, 이스라엘 흙까지 가져갑니다. 당시 사람들의 생각으론 신의 능력은 한 나라의 국경에 제한되어 있다고 믿었기에, 이스라엘의 신이신 하느님의 능력이 자기나라. 자기 집에서도 발휘하기 위해 흙을 들고 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제1독서 말씀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엘리사 예언자의 사명은 나아만의 병만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 치유를 통해 진정한 하느님의 사람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방인인 나아만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병을 치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느님께 감사할 줄 아는 신앙인이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1독서와 유사한 내용으로 예수님께서 열 명의 나환자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이교인의 혼혈 후손이라고 취급하는 사마리아인들과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병에 걸린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기들 공동체에서 떨어져 함께 살아야 했기에, 불가피하게 그들은 함께 지냈던 모양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어느 마을에 가셨을 때 열 명의 나환자들이 멀찍이 서서 예수님께 간청합니다. 예수님,스승님 !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예수님은 그들을 보시고 즉시 응답하십니다.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사실 나병환자들은 예수님께 자비를 요청하면 예수님께서 직접 구체적인 행위로서 병을 치유해주시고 난 뒤 그 결과를 사제들에게 보여서 확인받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나병환자들은 내심 아쉽고 실망하는 마음과 불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제들을 만나러 떠납니다. 그 순간에 그들은 자기들의 병이 치유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으로 사제들에게 가 보여라라고 하신 것은 나병환자들의 당신께 대한 믿음을 확인하시고자 하신 겁니다. 바로 당신께서 병의 치유를 주관하시는 주님이심을 믿게 하시려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병 치유 후에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께 감사드리기 위해온 사람은 유대인들이 무시하던 사마리아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나머지 9명은 비록 병을 치유 받긴 했으나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부족했던 것입니다. 병을 치유해주시는 주님이 바로 예수님이시라는 사실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감사할 줄도 몰랐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찾아온 한 사람 곧 사마리아 사람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이렇듯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은 우리 자신의 주님께 대한 믿음과 감사하는 마음에 대해 성찰하게 합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주님께 대한 믿음과 감사하는 마음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주님께 대한 믿음이 견고할수록 감사하는 마음 역시 분명하게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콜로새서 26-7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우리는 과연 살아가면서 얼마나 주님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까? 사실 우리는 우리 주변과 우리 자신의 삶을 조금 깊이 살펴보면 주님께 감사드려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나 자신은 물론 우리 가족의 건강한 삶, 탈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해야 할 일이고, 아직 부족한 신앙이지만 신앙생활을 통한 미사와 기도와 봉사활동을 통한 영적인 삶도 감사해야 할일입니다. 더 넓게는 가을의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볕도 감사할 일이고, 우리 자신이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고, 두 눈으로 가족과 친구들을 바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 아닙니까? 더 나아가 우리는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시련과 고통도 믿음 안에서 보면 주님께 감사드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하고 믿음을 더욱 알차게 하시고자 우리를 시험하실 때가 있습니다. 이런 시험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영적 성장을 위한 선물입니다. 오늘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복음을 위하여 나는 죄인처럼 감옥에 갇히는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고 하신 말씀도 바로 그런 의미인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제자인 디모테오가 앞으로 겪게 되는 많은 시련과 고통도 복음을 위한 것이니 용기를 잃지 말고, 오히려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주님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까? 오늘 견진을 받게 되시는 분들은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처럼 주님께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마에 십자가 표시를 통해 성령 특은의 인호를 받으실 겁니다. 그러면 세례 때 받은 성령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지고, 계속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른 사랑의 삶을 살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삶과 주님께 감사드리는 삶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아울러 이미 견진을 받으신 교우들께서는 견진 때 다짐한 믿음과 하느님 자녀로서 주님께 감사드리는 삶의 자세를 다시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존경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정말 가을이 온 것 같습니다. 환절기에 건강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한 주일을 지내면서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대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주님께 감사드리면서 살고 있는지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늘 여러분 안에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면서 여러분이 삶에서 의미와 행복을 느끼시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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