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새 인간

다해 연중 18주일 강론

(2019.8.4. 10:30, 명촌성당)

 

존경하는 교우 여러분! 한 주일 동안 열심히 사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일, 직장인은 직장에서 주부는 가정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늘 여러분과 함께하시면서 여러분이 힘든 삶속에서도 나름의 의미와 행복을 느끼시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의 코헬렛의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공동번역으로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는 이 말씀은 많은 인생을 경험하신 어르신들 중에 누군가가 하실 수 있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어제도 바쁘게 살아왔고 오늘도 역시 악착같이 노력해야 겨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 현실은 힘 빠지는 소리로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에게 조금 진지한 물음을 던지기 위해 그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 던지고자 하는 진지한 물음이란 이것입니다. “도대체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참으로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먼저 제1독서의 코헬렛를 봅시다. 코헬렛(이전에는 전도서라고 했다)은 예수님께서 태어나시기 전 250년경에 쓴 것으로 옛 사람들이 몸소 체험한 세상의 지혜를 기록한 말씀입니다. 여기서 말한허무의 의미는 한 바탕 휙 불고 사라져 버리는 바람혹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한순간에 사라지는 구름같은 것입니다. 한자로 일장춘몽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코헬렛은 이렇게 허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가지고 애써봐야 허무다. 태양 아래 힘들게 고생해봐야 허무다.” 학식과 재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봐야 의미 없고, 열심히 고생해서 재산을 모아 보아야 의미 없다는 것입니다. 학식과 재주 그리고 재물 등은 우리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만 쫓아 살아가는 인생은 결국 허무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오늘 복음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부유한 농부의 이야기를 통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의미 없는 인생, 허무한 인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부유한 농부는 몇 번이고 내 것’ ‘내 모든 것’ ‘내 자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농부의 인생은 오직 내 것만을 위해 살았던 삶이었지, 남을 위한 삶을 살아 본적이 없는 이기적 인생이었습니다. 바로 그런 농부에게 하느님은 () 을 모두 거두어 가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복음 말씀은 열심히 재물을 모아가며 오직 나만 잘 살겠다고 애쓴 부유한 농부의 인생은 결국 하느님 앞에서 내 것이 모두 사라진 전혀 부유하지 않은 허무한 인생, 의미 없는 인생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재물이 정말 신앙의 차원에서 의미 없는 것인가? 정말 먹고 살기 힘든 현실에서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얻은 재물은 가치가 없는 것인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성과로 누리게 되는 부유한 삶이 의미 없는 삶. 허무한 삶인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사업성공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들이 열심히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당연히 하느님은 우리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재물이 필요하고 중요함을 잘 아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오직 재물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삶을 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현실을 살아가는데 재물이 아무리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라 해도 그것만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 더 큰 목적인 영원한 생명까지 잊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원하신 삶이 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가 말한 새 인간의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옛 인간은 현세적인 것만 쫓는, 재물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인간입니다. 반면에새 인간은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현세적인 것, 재물만 쫓아 살아가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인간이 아니라, “저 위에 있는 것곧 영원한 생명을 잊지 않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인간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가족과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되, 결코 하느님을 향한 신앙의 삶이 흔들리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이 곧 새 인간인 것입니다. 새 인간의 삶이 하느님이 보시기에 잘 사는 삶, 의미 있는 삶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교우 여러분! 이번 주 한 주일 살아가면서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이 우리에게 던진 물음 도대체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참으로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을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여러분 모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여러분 안에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면서 여러분의 삶이 더욱 의미 있는 삶, 행복한 삶이되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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