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92호 2014.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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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인터넷에 떠도는 반 그리스도교적인 불경한 글을 읽으며 잠시 솔깃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이야기의 잔상이 쉬 떨쳐지지 않습니다. 이 내면의 고통을 어떻게 잠재울까요?
장재봉 신부 / 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답답합니다. 무엇보다 그런 따위에 주목하여 관심을 두었던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작은 호기심과 잠깐의 방심으로 죄의 올가미에 걸려들어 괴로워하는 처지가 딱할 뿐입니다. 이런 까닭에 주님께서는“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마태 10, 16) 살아가라고 당부하시고 하물며“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마르 9, 47) 라는 지엄한 표현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지금 가장 큰 문제는 회개하여 용서받은 죄를 자꾸 기억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일입니다.“그럴 때마다 주님의 기도를 외우고, 성모님께도 도움을 청하고 또한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바치면서도 온전한 평화를 누리지 못하니 그렇습니다.“악하였다.”며 스스로를 단죄하니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자녀가 죄의 짐에 짓눌려 지내는 것을 결코 원치 않으십니다. 참회한 죄의 짐을 다시 지고 자학하듯 괴로워하는 일은 주님의 용서와 자비를 우롱하는 행위라는 걸 기억하기 바랍니다. 죄의 심판은 하느님만의 권한입니다. 주님 사랑에는 제한도 예외도 없습니다. 주님의 용서는 죄의 질이나 양을 따지지 않는‘무조건’입니다. 이제 세상에 산재한 죄의 수렁을 피하는 지혜의 삶을 추구하시길 재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