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88호 2014.0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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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신부님, 저는 미사 시간에 주로 눈을 감고 집중을 합니다. 그런데 성찬례 때도 눈을 감고 하는데 이것이 틀린 건가 싶어서요. 사실 눈을 뜨고 하니 사람들의 움직이는 여러 가지 것들에서 분심이 생기더라구요.
장재봉 신부 / 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주님을 온 마음으로 모시려는 자매님의 열정이 고맙습니다. 그럼에도 자꾸 분심이 들어서 눈을 감아야 미사에 집중할 수 있다니, 안타깝습니다. 생각건대 분심은 십중팔구 누군가의‘맘에 들지 않는 표정이나 자세’때문이리라 짐작이 됩니다. 반갑고 어여쁜 사람 때문에 생길 리가 만무하니 말입니다. 그런 까닭에 자기 최면을 걸 듯 눈을 감고서 홀로 미사에 집중하려고 애를 쓰기보다는 누군가가‘싫고’‘밉고’‘마음에 들지 않아서’돋아난 마음 뾰루지부터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미사에서의 분심은 반드시 척결시켜 할 신앙인의 악습입니다. 성령께 간곡히 기도해야 할 사항입니다. 흩어져 달아나는 마음과 외람된 생각에 붙들리곤 하는 잡념을 싹 씻어내어 주님께로 고정시켜주시기를 청하십시오.
사제는 공동체를 대표하여 전례를 거행합니다. 그런 만큼 미사에서는 본인의 집중도와 함께 교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또한 매우 소중합니다. 공동체적 전례인 미사에서“주로 눈을 감고 집중”하는 모습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미사는 홀로 심취하는 개인 신심 행위가 아닙니다. 주님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하는 전례의 기쁨을 만끽하게 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