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27호 2013.0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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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웃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고자 본당에서 활동도 나름으로 열심히 하고, 봉사활동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요즘 제 신앙생활에 지쳐갑니다. 일은 많이 하는데, 정작 제 삶에는 진실한 사랑이 없는 듯 느껴집니다. 진실하지 못한 제 모습에 실망하게 되고, 죄책감도 느껴져서 기쁘지가 않습니다.
홍성민 신부(임호성당 보좌) parvus@hanmail.net
질문하신 대로 예수님께서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우리에게는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의무로 다가오곤 합니다. 물론 사랑의 계명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의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자주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사랑의 계명에는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의무와 함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이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그러한 사랑 안에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잘 돌보아야 합니다. 신앙은 먼저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용서하시며, 나를 이끄시고, 돌보신다는 것을 배우고, 체험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을 느끼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기가 자기를 하느님의 그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나의 부족함을 용서하며, 두렵고 불안해도 나를 이끄시는 하느님을 믿고 일어날 수 있도록 나를 위로하고 나를 응원한다면, 적어도 나를 바라보시는 하느님의 마음과 내 마음은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 된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이웃을 보려 할 때, 나는 나의 마음이 아니라 하느님의 마음으로 내 이웃을 보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