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15호 2013.0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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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딸 아이가 사춘기라서 그런지 저랑 다투는 날이 많아집니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나면 참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고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것 같아 자책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화가 나면 참기가 어렵고, 화가 나면 아이에게 손이 올라가기도 하고, 상처를 주는 심한 말도 하게 됩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면 제 모습이 부끄러워 아이에게 더 다가가지 못하게 됩니다.
홍성민 신부(임호성당 보좌) parvus@hanmail.net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로서 ‘내가 부족하구나.’라고 느끼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 때문에 화가 나는 상황을 경험합니다. 또 화를 내고 난 뒤에 자신이 부모로서 부끄럽다고 느껴 당혹감과 좌절감을 맛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체험은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일반적인 경험이고 감정입니다.
단지 제가 걱정되는 점은, 자매님께서는 본인이 느끼는 ‘화’를 단지 참아야 하고, 표현해서는 안 되는 ‘나쁜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정은 그 자체로 좋다,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모든 감정에는 그렇게 느끼게 된 이유가 있기 때문에 ‘화’도 그 자체로는 죄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유를 자신이 알고, 상대에게 내가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문제는 내가 느끼는 ‘화’라는 감정이 아니라, 화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화는 참고 억눌러야 하는 ‘나쁜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 중 하나이기에, 왜 내가 이런 것을 느끼는지 생각하고, 그것을 상대에게 잘 전달하여 서로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노력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