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10호 2013.04.07 |
---|---|
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사도신경에 보면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육체는 죄의 근원이며 영혼만이 참되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육신은 없어지고 영혼만이 영원히 산다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는가요?
권순호 신부(남산성당 부주임) albkw93@hotmail.com
오랫동안 서양에서는 인간을 육체와 영혼으로 나누고 하등한 육체는 썩어 없어지고 영혼만 영원히 산다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그와 달리 그리스도교는 육체와 영혼이 함께 한 인격을 이루며, 육신도 구원의 대상임을 가르칩니다. 육신의 부활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신앙을 전제합니다. 우리도 결국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되리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1서 15장에서 육신의 부활이 없다면 예수님의 부활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모든 이는 썩어 없어질 몸으로 태어나지만 예수님의 재림 때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썩지 않는 몸, ‘영적인 몸’으로 되살아난다는 것입니다. 육신의 부활은 또한 ‘새 하늘 새 땅’으로 묘사되는, 예수님이 가져올 구원의 우주적인 차원을 뜻합니다. 우리의 몸은 다른 피조물과의 연결 고리이며, 인간 몸뿐 아니라 다른 피조물 또한 구원의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조물만이 아니라 성령을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우리의 몸이 속량되기를 기다리며 속으로 탄식하고 있습니다.”(로마 8, 19∼20)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몸으로 변화되고 그 몸을 받아 모신 우리도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성체성사는 바로 육신의 부활로 표현되는 우주적 차원의 구원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