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86호 2012.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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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죽은 영혼은 심판에 따라서 천국과 연옥 혹은 지옥행이 결정되지 않나요? 그런데 왜 공심판이 또 있습니까?
장재봉 신부(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최후의 심판인 공심판을 사심판의 결과가 번복되는 것으로 오해하신 듯합니다. 인간은 죽음과 동시에 진리이신 그리스도 앞에서 자신의 삶을 판결받습니다. 이를 통해서 천국에 드는 성인과 정화 단계가 필요한 연옥영혼으로 가려지는데요. 물론 영벌을 선고받는 불행한 영혼도 있을 것입니다. 사심판의 판결은 고스란히 드러난 개개인의 공로와 죄에 따라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철저한 비밀로 감추어집니다.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우리이기에 끊임없이 죽은 영혼을 위해서 기도를 드리는 겁니다. 그러나 공심판 날에는 각자의 행적들이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나게 됩니다. 공심판으로 온 인류의 문제와 고통이 종결되고 불의에 대한 하느님 정의가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죽음을 쳐부수는 승리의 날, 당신께서 뜻하신 창조의 궁극적 의미와 구원 의지가 환히 드러나는 빛의 날입니다. 모든 피조물이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1코린 13, 12) 되는 참여의 날입니다. “모든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에페 1, 22)로 삼으신 당신 사랑의 승리에 환호하는 날이기에 모든 연옥영혼에게 영복이 선언될 것입니다. 그날 사심판의 결정이 번복되거나 ‘역전’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