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47호 2013.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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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요즘에 남편의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많이 힘듭니다. 남편 이름으로 미사를 봉헌하거나 남편에게 팔찌 묵주를 차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권순호 신부(주례성당 주임) albkw93@hotmail.com
성경에 혈루병이 걸린 한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자 그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마태 9, 20~22). 성경에 실리지 않은 숨은 이야기(제가 지어낸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까 합니다. 그 후에 그 고을 사람들 사이에 예수님 옷자락이 병을 낫게 하는 치유의 효능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예수님의 옷자락을 구하기에 혈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흔히들 성사를 굿으로 성물을 부적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성사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의 ‘보이는 표징’을 말합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가장 완전하게 드러낸 것은 일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근본이 되는 성사, 원성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드러내는 성사가 있습니다.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가장 온전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럼 교회가 무엇입니까? 아니 교회는 누구입니까가 올바른 질문입니다. 교회는 성당 건물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들이 교회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통해 거행되는 7성사와 준성사 그리고 성물이 말 그대로 예수님을 드러내는 거룩한 일이나 거룩한 물건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거룩한 일, 거룩한 물건이 그 자체로 구원을 가져온다는 생각하면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일과 물건을 넘어서 예수님을 보고 만나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드러내는 성사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