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15호 2017.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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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새해를 맞이해서 술도 좀 줄이고, 담배도 끊고 싶은데, 며칠 만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듭니다.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사실 술을 끊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삶을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답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신부님, 저희 남편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문제인데, 술만 좀 끊게 해 주십시오.”,“우리 아이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데, 게임 그만하고 공부 좀 하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우리는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단순하게 생각하곤 합니다. 술이나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보다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 합니다. 즉, 중독행동을 멈추기 위해서는 생활 전반이 안정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바뀌어야 할 것은 정말 수도 없이 많습니다. 작은 습관 하나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보면,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변화하지 못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끊은 채로 혹은 줄인 채로 생활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회개를 회두(回頭)라고 불렀습니다. 머리를 돌려 다른 쪽을 바라보듯이 내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로 두는 것입니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는 행위 하나만 끊어내는 것을 넘어 왜 술을 마시게 되는지, 담배를 통해 무엇이 채워지는지와 같은 행위 이상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삶의 전반을 살피는 것, 그것이 또 다른 회두입니다. 언제나 문제의 해결은 그 문제 하나만이 아니라, 삶의 전부를 돌아보는 성찰과 전반을 바꾸려는 노력, 그리고 삶의 방향을 바꾸려는 의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