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13호 2018.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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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어느 신문에서 외국의 가톨릭 성직자들이 아동 성추행 사건을 일으키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문제들도 가톨릭 성직자들이 자연의 본성에 반해서 독신생활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이제 성직자의 독신제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권순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albkw93@hotmail.com
제가 미국에 있을 때도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 문제가 사회적인 큰 이슈였습니다. 많은 피해자들이 교구들을 상대로 소송을 해서 파산을 하는 교구도 생겼습니다. 당시 몇 사람은 성직자의 이런 문제의 원인을 독신제에서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성 범죄율, 특히 아동성추행 비율이 독신 생활을 하는 가톨릭 성직자보다 독신생활을 하지 않는 개신교 목회자들에게 더 높았고, 심지어 기혼자 일반 남성들에게 훨씬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아동 성추행은 가톨릭교회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이며, 그래서 성범죄의 원인을 독신제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지요. 당시 논란의 핵심은 교구 공식 책임자가 성직자의 성범죄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가해자를 보호하며 피해자를 계속 양산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천주교가 이 문제의 중심인 것처럼 등장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즉 미국의 발달한 사법제도에서 변호사들에게는 책임소재가 명확하지도 않고 개별 교회 중심인 개신교보다 규모도 크고 명확한 책임 제도가 있는 천주교 교구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 큰 금전적 이익이 된다는 것입니다. 통계가 어떻든 양들의 목자이어야 할 사제들이 자신의 쾌락을 위해 신자들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악이며 같은 사제로서 함께 회개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회개와 개혁도 주장하고 실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