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55호 2017.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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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술 때문에 요즘 제 삶에 많은 문제가 일어납니다. 사실 술을 끊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괴롭고 힘들어서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술을 좀 쉽게 끊는 방법이 없을까요?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아는 단순하고 명확한 이 답이, 내 삶에서 벌어지는 괴롭고 힘든 문제 앞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어려운 문제의 답은 어렵기 마련입니다.
사실 술이 문제가 아닙니다. 산다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단지 숨을 쉰다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문제와 고통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술을 끊는 법도 없고, 쉽게 삶을 사는 법도 없습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내 삶에 주어지는 문제들을 더욱더 쉽게, 더욱더 편한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하기에, 우리에게는 더 많은 문제가 자꾸만 더 생겨나는 것입니다.
내 앞에 주어진 문제에 압도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내가 다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하느님이 함께하심을 믿고, 순간순간에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만 다할 수 있도록 기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