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63호 2012.06.03 |
---|---|
글쓴이 | 홍경완 신부 |
지금 내가 추구하고 있는 삶의 방향이 옳은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요?
홍경완 메데리코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mederico@cup.ac.kr)
삶을 진지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런 고민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이 재촉하는 방향으로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옳은지 되물어볼 때가 잦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잣대가 하나 있습니다. 그 최종 목적지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 그것입니다. 만일 그 길의 종점에 생명이 있다면, 다시 말해서 그 길의 종착지가 생명을 살리고 보존하는 데로 연결되어 있다면, 그 길은 분명 옳은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의 생명은 그저 우리 인간의 생명만을 말하지도 않고, 이 세상 안에서의 생명만을 말하지도 않습니다. 인간을 넘어선 모든 생물의 생명과 심지어 무생물에 대한 자세를 포함하며, 이 세상을 넘어선 영원한 생명마저 포함한 생명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만일 그 길의 종착점에 생명 아닌 다른 것이 자리하고 있다면, 그 길은 결단코 옳은 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생명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이고, 이 최고의 가치로 나아갈 때에만 옳음 또한 정당화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