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21호 2017.02.12 |
---|---|
글쓴이 | 장재봉 신부 |
그럴듯한 명분으로 자신의 일을 돕도록 레지오의 활동을 강요합니다. 안면에 거절도 못합니다. 이런 활동도 봉사인지, 또 레지오 활동보고가 가능한지 여쭙습니다.
장재봉 신부 / 선교사목국장 gajbong@hanmail.net
성모님께 형제님의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전해 올리며 사제이기에‘편’이 되지 못하고‘딱 잘라 거절하세요’라는 답을 할 수 없는 것이 속상했습니다. 그럼에도 형제님, 그리스도인의 믿음은“섬기는 사람”(루카 22, 27)으로 세상에 오신 주님을 닮아 살아가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때문에 세상의 눈에는 걸림돌이요 어리석음입니다.(1코린 1, 23 참조) 저는 무엇보다 형제님의 마음 상태를 염려합니다.‘아닌 일’로 인해서 형제님 마음이 삭막해지지 않았을지, 사소한 일에서 짜증을 내며 매사에 감정이 곤두서서 스스로의 일상을 미움과 원망과 판단으로 좀먹게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입니다. 형제님, 이런 상황에서 제일 마음이 아프신 분은 성모님이십니다. 그래서 결국엔 두 자녀가 함께 기뻐하며 함께 웃을 수 있도록 마음을 매만져주고 계실 줄 압니다. 아, 그래서 믿음은 또한 기다림이지요! 물론 강요된 봉사는 레지오 정신에 합당치 않습니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건의하는 것 또한 믿음인의 용기이며 지혜입니다. 그럼에도 십 리를 가자 할 때 기꺼이 이 십 리를 가주는 마음이라면, 알면서도 사랑으로 속아준다면 매우 향기로운 활동보고일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형제님의 산란한 마음을 정리정돈해 주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