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20호 2017.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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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미사나 기도 중에 분심이 많이 듭니다. 저는 정말 집중해서 기도하고 싶은데, 자꾸만 쓸데없는 생각들이 들어서 속상합니다. 어떤 때는 죄책감마저 들어 고해성사를 본 적도 있는데, 그래도 여전히 여러 가지 분심에 늘 시달립니다.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하느님께 분심없이 온전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싶은 마음은 그 자체로 좋은 것입니다. 구약에서 하느님께 제사를 올릴 때 흠 없는 제물을 찾았듯, 우리 역시 하느님께 드리는 나의 미사와 기도가 흠 없이 완벽한 제사와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정성은 참으로 좋은 것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세상의 그 어떤 누구도 하느님 앞에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완벽한 사람이 없기에, 우리가 하는 어떤 것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집중하여 기도하려고 해도 분심이 들기 마련이고, 아무리 죄짓지 않고 흠 없이 살려고 해도 나의 부족함과 다른 이의 부족함으로 죄짓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포기하고 되는 대로 살면 된다는 것도 아니겠지만, 완벽함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면 부족한 우리의 제사에도 기뻐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기도의 은총보다 부끄러움과 죄책감으로 하느님 앞에서 누릴 수 있는 자녀로서의 기쁨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이 당신으로 인해 기쁘고 행복하시길 바라시지, 당신으로 인해 죄스럽고 부끄러운 삶을 살길 바라지 않으십니다. 분심 중에서도 계속해서 기도하고, 미사를 드리는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대견하다고 격려할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