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부산일보 
게재 일자 2017.02.03 30면 

[우리 곁의 종교인] 원정학 교화 특수사목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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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끌리는 사람이 있다. 올해 7년째 교정 특수사목직을 맡은 천주교부산교구 교화 특수사목 원정학(바오로·사진) 신부를 만났다. 원 신부 역시 평온함 그 자체로 끌리는 신부다. 그 평온함이 '교화와 설득'이라는 교화 특수사목직을 거뜬히 수행하게 해주는 원동력이었다.

수녀 2명과 부산구치소, 부산교도소, 울산구치소, 밀양구치소를 거의 매일 순회하며 재소자, 미결수들과 영적인 만남을 하고 있다. 원 신부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타인 말에 귀 기울이며, 그 사람에게 말을 거는 자체가 중요합니다"라며 "그다음 변화는 그 사람의 선택일뿐입니다. '저 사람은 안 돼' 하는 사람도 결국 바뀌었을 때, 저는 단지 그의 곁에 있었을 뿐입니다"고 낮추어 말한다. 

구치소·교도소 순회하며 
재소자 교화 활동에 힘써

"혼자 있다는 절망감은 사람을 정말 아득하게 만듭니다. 대단한 물질적인 게 아니라, 이들에게 정신적인 위로와 온정을 줄 기회를 우리 사회가 많이 제공했으면 좋겠습니다"고 덧붙인다. 그는 또 "벌은 받아야 하지만 인간적으로 회복할 기회도 줘야 합니다. 잘못된 사람을 제거하려 하지 말고, 사회로 다시 끌어들이는 선진형 교화 시스템이 필요해요." 

원 신부는 "수감된 재소자들 대부분이 5년 이상형을 선고받았고 무기수도 많습니다. 스스로 화를 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목은 솔직하게 어려움도 있어요"라며 "하지만 아무리 추워도 봄이 오기 전에 매화꽃이 피는 것처럼, 차가운 바닥에 몸을 뉘어도 회개라는 눈물 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형제를 볼 때 형언하기 어려운 행복을 느낍니다"고 말한다. 계속되는 좌절 속에서 세례를 받고 "이제 죽어도 여한 없다"는 형제의 말을 들었을 때 느끼는 감동 같은 게 바로 그런 경우라고 말한다. 

"재소자와 바깥사람들 역시 큰 차이가 없듯이, 교정 특수 사목 자체는 본당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라며 "교회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한적 여건 속에서 하느님의 똑같은 은총을 체험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라며 안과 밖의 구별이 없는 사목 실천을 하고 있다.

원 신부는 "최근 최순실 사태는 재소자들 및 미결수들에게도 작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어요. 증거 인멸을 하고 힘을 가지면 승산 있다는 자세는 그들을 상대적으로 분노케 합니다"라며 "법적 책임을 따지기 전에 대통령 스스로가 잘못한 것을 못 느끼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며 최근 시국과 관련한 의견을 나타낸다.

원 신부는 지난 1999년 부산가톨릭신학대 졸업과 함께 사제 서품을 받았다. "살면서 먹고 싶은 것을 다 먹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없지 않아요. 저는 그중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택했습니다. 사제는 풍족할 필요가 없습니다"라며 밝게 웃는다. 

종교 일선에서 원 신부가 하나둘씩 쌓고 있는 실천적인 만남은 '공동체 밖의 개인'을 공동체 안으로 다시 품는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이다. 원 신부는 그것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이라고 불렀다. 

박태성 문화전문기자 pts@busan.com 

사진=강원태 선임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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