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명 | 가톨릭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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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일자 | 3001호 2016.07.03 4면 |
부산가톨릭문인협회, 부산가톨릭문인협회 부산교도소서 ‘주님 사랑 글잔치’ 개최
재소자와 문인들의 특별한 만남
정서 순화 기회 제공… 작품 활동 도와
“이곳에 들어와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바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과거에 별 생각 없이 누리고 살았던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나니 이제는 사소한 그 모든 것들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유스티노씨가 수줍은 표정으로 직접 적은 수필을 읽기 시작했다. 마주 앉은 형제들은 묵묵히 듣다가 눈물을 참는 듯 고개를 숙였다.
바오로씨도 성모님을 향한 마음을 시로 노래했다.
“다시는 그 미소 뒤로한 채 / 욕망에 물들지 않고 / 따스한 그 품을 떠나지 않겠다고 / 그리고 / 그 품에 안겨 두 눈 감으며 / 가슴 속으로 불러 봅니다. / 성모님 사랑합니다.”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바오로씨의 표정은 더 없이 환했다.
6월 23일 오후 부산교도소에서 가톨릭신자 재소자들과 신자 문인들이 만났다. 부산가톨릭문인협회(회장 하창식, 지도 이성주 신부, 이하 문인협)가 마련한 ‘제7회 주님 사랑 글잔치’ 미사와 시상식이 거행된 자리였다.
이날 12명의 문인협 회원들은 재소자들이 출품한 문학작품들 가운데 수상작을 발표하고 그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재소자들은 수상작을 직접 소개하면서 가슴 속 이야기를 담장 안과 밖 형제자매와 나눴다. 비록 세상이 만들어 놓은 벽을 두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이날만큼은 그 벽을 넘고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미사 주례는 부산교구 교정사목 담당 원정학 신부가 맡았다. 원 신부는 강론에서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고 최대한 불필요한 표현들을 버려야만 하는데,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라며 “욕심을 버리고 늘 더 좋은 삶을 살고자 노력하면서 사랑과 용서를 실천해주길” 당부했다.
문인협은 재소자들에게 삶을 돌아보고 정서적 순화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선용(베드로) 전 회장의 제안으로 2009년부터 매년 부산교도소에서 글짓기 행사를 열고 있다. 재소자들은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내면의 솔직한 심정을 신앙으로 승화시킨 글들을 출품하고 있다.
하창식(프란치스코) 회장은 “매년 생각 이상으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고,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내용들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능기부로 시작됐지만 오히려 저희 문인들에게는 반성과 배움의 기회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이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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