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국제신문 
게재 일자 2017.02.01 29면 

"예술과 문화로 예수 정신을 나누겠다"

부산가톨릭센터 관장 김현일 예로니모 신부

 원도심 대표적 문화시설
- 1년 내내 예술·독립영화 상영
- 사회이슈 주제 전시 등 열어
- 전시장 무료 대관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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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톨릭센터 김현일 관장은 "수입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가톨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선교가 꼭 신자를 모아 세례를 주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가톨릭센터에서 전시나 영화, 공연을 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예수정신을 느끼고, 나가서 그 여운을 갖고 살아간다면 그 또한 선교입니다."

김현일(52) 예로니모 신부는 지난해 9월 30일 부산 중구 대청동 가톨릭센터 관장으로 취임했다. 사제 서품을 받은 지 20년을 맞아 1년의 안식년을 보낸 직후였다. 2000년부터 5년간 태국에서 교포를 대상으로 사목한 일을 빼면 성당이 아닌 기관에서 특수사목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하지 못한 발령이었지만 금방 적응했습니다. 저희 신부는 발령받으면 세상 끝이라도 갑니다. (웃음) 고 이태석 신부님도 열악한 지역으로 가셨잖아요. 의외였지만, 숙명으로 생각했습니다."

가톨릭센터는 천주교 부산교구의 문화센터로 1982년 4월 30일 '복음선포와 사목활동을 병행해 문화적 나눔의 공간 제공'이라는 목적으로 개관했다. 1층에 소극장, 예술영화전용관 씨앤씨, 대청갤러리 등 문화공간을 갖춰 35년간 가톨릭 신자는 물론 일반 시민의 문화 쉼터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원도심의 대표적인 문화시설을 이끌 김 관장이 평소 문화에 대해 어떤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을지 궁금했다. "전 관장님들에 비하면 문화에 대한 소양이 깊다고 말할 수 없지만, 신부는 기본적으로 음악과 미술에 조예가 있습니다. 미사는 제사이고, 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노래입니다. 제가 '음치'이긴 하지만 음악이 미사에서 중요한 요소이니 관심을 끊고 살 수 없죠. 노래는 못해도 듣는 귀가 생겼습니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얼마 전에 가톨릭센터의 사진교실에 등록했습니다. 역시 배우면서 찍으니 재미가 있습니다."

가톨릭센터 대청갤러리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홍성담 작가의 '세월호참사 기억프로젝트-들숨 : 날숨' 전이 열리고 있다. (본지 지난달 16일 자 22면 보도) 가톨릭센터는 이번 전시처럼 공공미술관이나 사립 갤러리가 개최하기 어려운 전시에 공간을 내어주고, 1년 내내 예술·독립영화를 상영하며 대안공간 역할을 한다.

김 관장은 "선교에도 순서가 있다. 우선적 선택은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선택함으로써 모두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세월호 참사, 5·18 민주화운동 등은 우리 사회의 '소외'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사회적 약자를 다룬 전시나 영화를 많은 사람이 보러 오지 않더라도,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적은 사람이 보더라도 예수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센터에는 매년 5000여 명의 관람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김 관장은 4, 5년으로 예상되는 임기 동안 가톨릭센터를 시민에게 더욱 개방할 계획이다. "지금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을 유료로 대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전시나 공연 기회를 갖지 못하는 지역의 청년이나 예술가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비율을 높일 생각입니다. 그것이 교회정신에 맞습니다. 수입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가톨릭을 접하는 기회를 더욱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가톨릭센터에 오지 못하는 지역 주민과 신자를 위해 1년에 2, 3회 공연단을 꾸려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공연'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1965년 경남 언양에서 태어난 김 관장은 1990년 광주가톨릭대에 입학했고, 1996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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