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2019.04.21 / 1면, 7면 


제5대 부산교구장에 손삼석 주교
착좌식 6월 4일 주교좌남천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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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가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새 교구장을 맞이하는 선물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10일 오후 7시(이탈리아 로마 시각 정오) 손삼석(요셉·63·사진) 주교를 제5대 부산교구장으로 임명했다.

손삼석 주교는 2010년 6월 4일 부산교구 보좌주교로 임명, 교구 총대리로서 8년여 간 전임교구장 황철수 주교의 사목에 적극 협력했다. 이어 지난해 8월 18일 황 주교가 은퇴한 뒤 부산교구장 서리로 사목했다.

손 주교는 주교품을 받으면서 ‘한 평생 하느님을 찬미하리이다’(시편 63,5)를 사목표어로 정하고 “목자로서 양들을 사랑하며 희생하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 죽기까지 순명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해왔다. 1982년 사제품을 받은 후 부산 전포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필리핀 동아시아사목연구소 연수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 우르바노대학에서 성서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와 제2·3대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신학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다. 대표저서로는 「성서의 마흔 열쇠」, 주요논문으로는 「요한복음에서 살과 피에 대한 연구」, 「요한복음이 말하는 예수께서 사랑하셨던 제자」 등이 있다. 아울러 손 주교는 주교회의 문화위원회와 성서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위원장과 선교사목주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도용희(토마스 아퀴나스) 회장은 “손삼석 주교님은 평소 겸손과 순종으로 사시면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늘 노력하시고, 지난 9년여 간 주교로서의 사목적 경륜과 성덕을 더욱 더 쌓아 오신 분”이라며 “교구민 모두가 사랑과 성령의 일치 안에서 교구 사목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10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부산교구장 임명 발표문을 대독한 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장환 신부는 “손 주교님은 매우 신중하고 자상한 사목자로서 현재 교회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교회에 오는 이들만이 아니라 교회 밖에 있는 이들을 초대해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는데 큰 힘을 실어주실 것”이라며 “부산교구는 더욱 일치하고 더욱 성숙한 교구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고 전했다.

현재(2018년 12월 31일 기준) 부산교구 산하에는 125개의 본당이 있으며, 신자 45만8000여 명과 주교 2명, 사제 360명이 교구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한편 손삼석 주교의 교구장 착좌식은 6월 4일 오후 2시 부산 주교좌남천성당에서 거행된다. 교구는 4월 12일 ‘제5대 교구장 착좌식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착좌식 준비에 돌입했다.



 
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제5대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교구장으로서 사목 방향을 듣다
“냉담교우 증가, 고령화… 각 현안마다 맞춤식 사목 지원”
“청년이 없으면 교회도 없다”
교구 ‘청년의 해’ 선포 계획
사제·수도자·교구민 위해 기도
함께 행복한 신앙 공동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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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제5대 부산교구장에 임명된 손삼석 주교는
“서로 협력해 행복한 교구 공동체를 이루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살아가는데 힘쓰겠다”고 말한다.

사진 박원희 기자


제5대 부산교구장 임명 발표 날. 손삼석 주교의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다만 하느님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결심은 더욱 굳어졌고, 기도는 더욱 깊어졌다. 손 주교는 매일미사 때마다 “주님의 종, 저희 주교 요셉과…”라고 기도하는 교구민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고, 그 기도에 힘입어 더욱 더 성실한 목자로 살 것을 다짐했다.

“우리는 기도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신자분들이 함께 해주시는 기도의 힘으로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저도 매일 아침 교구 평신도와 사제·수도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손 주교의 말과 행동의 끝에는 늘 교구민들이 있다. 교구장으로서의 첫 마디도 교구민들을 마음으로 섬기고 그들이 기쁜 신앙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데 힘쓰겠다는 뜻이었다.

교구장으로서 4월 11일 교계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손 주교는 “현재 한국교회와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물론 부산교구도 갖가지 위기에 봉착해 있다”면서 냉담교우 증가와 예비신자 및 성소자 감소의 심각성에 대해 지적했다. 단순히 냉담 이유를 아는데 그치지 않고, 그 원인을 해결해 냉담교우들이 마음을 열도록 돕고, 다시 떠나가지 않도록 교회가 변화하는 단계별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또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냉담교우가 바로 자녀와 가족들”이라면서 이들을 먼저 교회로 이끌자고 권고했다. 부산교구 총대리와 교구장 서리를 역임하면서 지속적으로 고심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힘써온 터라, 손 주교에겐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교구 현안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사목적 돌봄 방향들이 쏟아져 나온다.

부산교구의 관할 지역 대부분은 시 단위의 도시이며, 부산시의 경우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율도 보인다. 손 주교는 이러한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해 맞춤식 사목 지원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손 주교는 청년사목의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청년들이 없으면 교회도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한 손 주교는 “청년들이 신자로서의 자존감을 갖고 교회가 ‘나를 인정한다’는 생각을 갖고 교회 안에 머물 수 있도록” 청년 신자 양성과 활동 영역 개척 및 지원 등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의 해’를 선포할 계획이다. 청년과 대학생 사목 분리, 교리교사 양성 교육, 청년(청소년)사목연구소 설립 등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다.

아울러 교구 사제들을 향해서는 “겸손하고 늘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 주교는 “다른 교구도 마찬가지겠지만 부산교구 신부님들은 누구랄 것 없이 모두 열심히 사목활동에 힘써주신다”면서 “사제의 겸손은 비굴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당당히 포부를 펼치는 것이며, 바로 그것이 신자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가 양보하며 사랑하는 삶이 중요합니다. 서로 협력해 행복한 교구 공동체를 이루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살아가는데 힘쓰겠습니다. 서로 사랑합시다.”




● 손삼석 주교 약력

1955년 11월 3일 부산 출생
1973년 3월~1982년 2월 광주가톨릭대학교(신학석사)
1982년 2월 6일 사제 수품
1982년 2월~1983년 2월 부산교구 범일본당 보좌
1983년 2월~1984년 1월 부산교구 전포본당 보좌
1984년 1월~1987년 1월 부산교구 전포본당 주임
1987년 6월~1988년 3월 필리핀 마닐라 동아시아사목연구소 연수
1988년 6월~1990년 6월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 (성서신학 석사)
1990년 10월~1992년 10월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 (성서신학 박사)
1992년 10월~1993년 6월 교황청립 성서대학 연수
1994년 2월~2001년 2월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001년 2월~2006년 12월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2008년 1월~2008년 12월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008년 12월~2010년 7월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부산가톨릭대학교 대신학교 학장
2010년 6월 4일 부산교구 보좌 주교 임명
2010년 7월 9일 주교 수품
2018년 8월 18일 부산교구 교구장 서리 임명
2019년 4월 10일 부산교구장 임명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제5대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삶과 신앙

“한 평생 하느님을 찬미” 마음에 새겨
자상하고 배려깊지만 자신에겐 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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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부산교구장 임명 발표 직후,
교구 관리국장 김정렬 신부가 교구청 내 성당에서 교구 사제단을 대표해
신임 교구장 손삼석 주교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부산 주교좌남천성당에서 교구청으로 이동하는 짧은 길, 어느 틈엔가 손 주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저만치서 걸어오는 원로사제에게 성큼 다가가 악수를 하고 있었다. 곧 이어선 성당에서 나오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인사를 한다. 사실 손 주교 옆에 있는 이들은 늘 보는 모습이다. 손 주교는 누구나 격의 없이 대하고 누구에게든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는 사목자로 정평이 나 있다.


■ 겸손한 사제로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손 주교가 사제품을 받으면서 사목 모토로 정한 성경말씀이다. 당시 묵상하던 중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그 모습이 마음 깊이 박혔다고 한다. 주교로 임명되면서 ‘한 평생 하느님을 찬미 하리이다’(시편 63,5)를 성구로 정했다. 그런데 손 주교는 “솔직히 이 성구는 내 마음을 표현하기엔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공동 번역 성서에선 이 구절이 ‘이 목숨 다하도록 당신을 찬양하며’라고 번역됐다. 손 주교는 교구장 임명 소식을 들은 후 “다시금 ‘목숨 바쳐’ ‘한 평생 하느님을 찬미’ 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돌본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살겠다는 뜻이었다.

손 주교는 독실한 신자였던 고(故) 손복남(베드로) 옹과 고(故) 정선(마르타) 여사 사이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외가는 사상 지역 공소로 사용되기도 할 정도로 집안 전체가 신앙으로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교리를 잘 알아듣고 학업 진도도 빠르게 소화했다. 부산 사상공소(현 사상본당)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성장하던 어린 시절, 주변 사람들은 그를 ‘당연히’ 사제가 될 성소자로 대했다. 손 주교 스스로도 자연스럽게 소신학교에 갔고 그러면 당연히 대신학교에 간다고 생각했다. 사제수품 전, 신학생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너무 갈등 없이 위기 없이 편하게(?) 신부가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손 주교는 “소설 「천국의 열쇠」의 주인공인 프랜시스 치점 신부와 같이 드러나지 않게, 본당에서 성실하고도 조용히, 신자들만을 위하면서 사는 신부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그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었다고 고백하며 제의를 수의로 입고 하느님 곁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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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던 2006년 6월,
손삼석 주교(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하계해외문화체험단 발대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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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9일 부산 주교좌남천성당에서 거행된 주교 서품식에서 첫 강복을 하고 있는 손 주교.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곰곰이 생각하고 꼼꼼히 일하는

사목 활동에 있어서는 항상 ‘곰곰이’ 생각하고 ‘꼼꼼히’ 일한다. 신학대학 교수 시절부터 손 주교에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안 건너는 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모든 일을 진중하게 했다. 이에 관해 손 주교는 “빨리 결정하면 실수가 생기지만,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듣고 숙고하다보면 지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스로에게는 너무 엄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숙고하고 절제하는 생활태도로 살아간다. 수품 후 본당 사목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신자들은 본당에서도 권위주의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기억한다. 예비신자들도 언제든 사제관을 방문해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도록 열린 모습으로 소통해왔다고 한다. 대학 총장 시절에는 전용차량과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자신의 낡은 승용차를 혼자 운전하며 다녔다. 주교가 되고 나서도 전임교구장 황철수 주교와 꼭 빼닮은 소박한 생활태도를 보여 왔다. 한 번은 두 주교가 행사 참가를 위해 소형차를 번갈아 몰면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갔는데, 성직자 전용 주차장 입구에서 막아서는 이들 때문에 난감한 상황을 겪은 적도 있다고.

스무 살 때부터 40년 넘게 손 주교와 우정을 나눠 온 한승호(로베르토)씨는 “항상 자신을 먼저 내세우지 않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매우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피정이나 행사 등에서 강의할 때도 손 주교는 신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늘 노력한다. 신자들은 “누구든 공감하며 마음을 열고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노래하며 긴장을 풀어주시는 모습도 일품”이라고도 입을 모은다. 이젠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의 대중가요가 손 주교의 애창곡이 됐을 정도다.

소탈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는 사제, 누구에게나 자상하고 배려 넘치는 목자, 자신에겐 누구보다 엄격한 주교. 이제 그는 부산교구장으로서 매일 한 걸음 더 신자들과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간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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