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국제신문 
게재 일자 2019.05.31 / 11면 


부산가톨릭센터, 1987년 6월항쟁의 불씨 다시 당긴 민주화운동 성지


그냥 지나쳐 갈 뻔했다. 부산 중구 대청동 부산가톨릭센터로 들어서기 직전 커다란 ‘돌 주먹’이 있다. 높이 1m의 ‘돌 주먹’ 아래쪽에 ‘독재 타도, 민주헌법 쟁취’란 글씨가 선명하다. 6월 민주항쟁 기념 표석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6월 민주항쟁 30주년이던 2017년 10월 세웠다. 부산가톨릭센터가 1987년 6월 항쟁의 중심지였음을 기리기 위해서다.

 
190531_1.png
부산가톨릭센터 앞에 서 있는 6월 민주항쟁 기념 표석.


 
그때로 돌아가자. 1987년 6월 10일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 주도의 ‘6·10 박종철 군 고문 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6·10 국민대회) 이후 부산과 서울 등 전국에서 연일 가두시위가 벌어졌다. 하지만 국본 지도부의 서울 명동성당 농성이 6월 15일 끝나면서 항쟁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조짐을 보였다. 이에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 부산본부(부산본부)가 나섰다. 부산본부 핵심 지도부가 포함된 시위대는 6월 16일 여느 때처럼 가두시위를 벌이던 중 전경의 진압에 쫓겨 부산가톨릭센터 앞까지 밀려났다. 이때 부산가톨릭센터가 문을 열었다. 부산가톨릭센터 농성의 시작이었다. 학생과 시민, 노동자 등 350여 명은 6월 22일까지 농성을 이어갔다. 농성단은 ‘애국 시민들께 드리는 글’ 등의 성명을 내고 옥상에서 뿌렸다.

부산가톨릭센터 농성은 명동성당 농성을 잇는 항쟁의 새로운 구심점이 됐다. 6월 17일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는 AP AFP 로이터 뉴욕타임스 NHK 아사히신문 등 세계적인 언론사를 포함한 100여 명의 기자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농성 기간 천주교회와 국제시장 상인 등 시민들도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 김밥과 주먹밥 등 음식을 들여보냈고 치약과 랩, 물안경 등 시위용품까지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6월 22일 농성을 풀고 귀가하던 농성단에 대한 경찰의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천주교 부산교구 소속 신부 80명이 가톨릭센터에서 항의 농성에 들어갔고 6월 26일, 28일 가두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시내 중심지의 대규모 가두시위를 다시 촉발하는 역할을 했다.

 
오광수 기자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69 천주교 부산교구 24·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2017.12.26 257
368 수다 떠는 신부들…신앙 눈높이 맞춘 소통의 입담 file 2017.12.26 749
367 2017 성탄 대축일 밤 미사 24일 부산가톨릭大에서 file 2017.12.22 646
366 [사제서품] 부산교구(7명) 29일 file 2017.12.21 895
365 [사제서품] 부산교구 file 2017.12.21 510
364 부산, 전 성당 순례와 묵주기도 1억단 봉헌한다 2017.12.15 313
363 [2018년 부산교구 사목교서] 신망애를 통한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 (1) - ‘믿음의 해’ 2017.12.15 154
362 [불안의 시대, 희망을 긷다] ① 천주교 부산교구장 황철수 바오로 주교 file 2017.12.08 225
361 [새 성전 봉헌을 축하드립니다] 부산교구 남양산본당 file 2017.12.08 343
360 부산교구 ‘사랑의 김장축제’ 복지시설에 2300포기 기부 file 2017.12.08 90
359 부산 해운대 임대아파트 매각대금 전액 어려운 이웃에게… file 2017.12.01 330
358 부산 자선 아파트 대지 매각금, 자선 기금으로 file 2017.12.01 84
357 부산교구, 자선 아파트 부지매각 보상금 사용 공지 2017.12.01 90
356 “한국 평신도 희년 맞아 교구 본당순례 나설겁니다” file 2017.12.01 205
355 부산 전례 봉사자들, 새 미사 경본 ‘열공’ file 2017.11.23 340
354 소곤소곤 장재봉 신부의 성경에세이 「저, 다윗이에요」 file 2017.11.16 365
353 부산 가톨릭센터 앞, 6월항쟁 30주년 표석 세워 file 2017.11.03 271
352 [위령성월 특집] 부산교구 ‘하늘공원’서 삶과 죽음을 묵상하다 file 2017.11.03 500
351 수녀가 말하는 故 하 안토니모 몬시뇰 "무엇도 사람보다 앞설 수 없다며 노숙자에 옷 벗어주기도" file 2017.10.24 675
350 '우암동 달동네의 성자' 하 안토니오 몬시뇰 신부, 숙환으로 선종 file 2017.10.20 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