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3068호 2017.11.05. 11면 

[위령성월 특집] 부산교구 ‘하늘공원’서 삶과 죽음을 묵상하다

부활의 희망 품고 당신께 이르게 하소서
 

288504_21815_1.jpg
그 누구보다도 뜨겁게 복음을 실천하는 삶을 살다간 그리스도인들을 추모하며 기도드린다.
공원묘원은 나 자신 또한 뒤돌아볼 수 있는 영적 공간이다.

 

신앙인에게 죽음은
‘끝’이 아닌 ‘시작’.
그리스도 은총 속에 살고 죽어
 주님과 완전한 한 몸이 된다.
죽음은 마지막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새로운 삶의 여정.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한
 영원한 삶을 믿기에
 고인을 위한 기도는
 곧 우리 자신을 위한 것.
산 이와 죽은 이는
 그리스도를 통해 연결되고
 부활은 삶과 죽음을 뛰어넘어
 우리 곁에 와 있다.

 

288504_21816_1.jpg

‘하늘공원’ 공원묘지.
 

전국 각지의 천주교 공원묘원은 죽음만을 생각하는 ‘인간적인 슬픔’보다는 주님과 함께 하며 부활을 기다리는 경건하고 차분한 마음이 가득한 곳이다. 11월 위령성월을 맞아 취재진은 부산교구 공원묘원 양산 ‘하늘공원’을 찾았다.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곳, 부활의 희망 속에 주님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곳. 신앙인의 묘지는 바로 그런 곳이다.

10월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상북면 상삼리 일대에 있는 ‘하늘공원’. 계절은 가을 초입에 접어들어 하늘은 짙푸르고 공원묘지를 둘러싼 나무숲은 군데군데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다.

총 5만여 평에 달하는 공원묘원 오른쪽 위편으로 예수성심상이 보인다. 예수님은 두 팔을 벌려 이 땅에 묻힌 모든 신앙인들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중앙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는 곳에 성직자와 수도자 묘지가 있다. 지난 10월 14일 선종한 고(故) 하 안토니오 몬시뇰의 비석 앞에서 기도했다. 고향 독일보다도 더 한국을 사랑했고 평화통일을 소망했던 하 몬시뇰. 1922년 출생한 그의 출생일과 선종일은 10월 14일로 같다. 또 사제 서품(1958년)과 몬시뇰 서임(2005년) 날짜도 4월 27일로 같다. ‘우연’을 뛰어넘는 그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님께로(Ad Jesum, Per Mariam)’라고 쓰인 비석 뒤 문구가 마음속에 깊이 들어왔다. 기도 올리면서 나 자신의 신앙 삶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2년 선종한 강화자(말다) 수녀 묘에는 복지시설 아이들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한 장 붙여져 있었다. 각자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 아이들을 정성어린 마음으로 돌봤을 수녀는 사진 속에서 평화롭고 인자로운 미소를 머금었다. 사진 속 아이들은 수녀들의 보살핌 속에 이제는 아마도 평범하고도 행복한 가족을 이뤘을 것이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강 수녀를 위해 기도드리고 있지 않을까. 비석에는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라고 새겨져 있었다. 수녀에게 사진 속 아이들과 주님은 생의 전부였고, 아이들을 통해 주님 복음을 온전히 전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288504_21817_1.jpg

‘하늘공원’ 봉안당에서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


 

평일 오후라 공원묘원은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간간이 추모객들이 가족 봉안묘를 찾고 있었다. 매장 묘지는 만장으로 더 이상 자리가 없지만 납골 시설인 봉안당과 가족 봉안묘에는 아직 여유가 남아 있다. 부산교구 신자에 한해 운영되며,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봉안당 3층 경당에서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11월 2일에는 황철수 주교와 손삼석 주교 집전으로 위령미사가 봉헌됐다.

공원묘원은 고인에 대한 변치 않는 마음을, 정성어린 기도로 드리고 가는 곳이다. 양산 ‘하늘공원’ 담당 서강진 신부는 위령성월을 맞아 묘지를 찾게 될 신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공원묘원은 죽은 이를 기억하는 동시에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또다른 ‘성지’입니다. 부활을 항상 생각하고, 슬픔보다는 주님과 함께 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보십시오.”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하늘은 붉은 노을로 물들었다. 공원묘원을 감싸고 있는 나무숲에 있는 붉은 단풍도 그 자태가 새롭다. 하느님을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치고 죽음을 맞이하며 부활을 기다리는 신앙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붉고도 아름답게 타오르고 있었다.


 

288504_21818_1.jpg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
사진 박원희 기자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72 부산교구 청년사목위, 월보 「띠앗」 2회째 발간 file 2018.01.15 177
371 [동정] 유혜영 부회장, 부산교구 여성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 file 2018.01.15 265
370 '크리스마스' 큰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의미, 모두가 되새기길… file 2017.12.26 273
369 천주교 부산교구 24·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2017.12.26 232
368 수다 떠는 신부들…신앙 눈높이 맞춘 소통의 입담 file 2017.12.26 672
367 2017 성탄 대축일 밤 미사 24일 부산가톨릭大에서 file 2017.12.22 600
366 [사제서품] 부산교구(7명) 29일 file 2017.12.21 825
365 [사제서품] 부산교구 file 2017.12.21 443
364 부산, 전 성당 순례와 묵주기도 1억단 봉헌한다 2017.12.15 283
363 [2018년 부산교구 사목교서] 신망애를 통한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 (1) - ‘믿음의 해’ 2017.12.15 110
362 [불안의 시대, 희망을 긷다] ① 천주교 부산교구장 황철수 바오로 주교 file 2017.12.08 188
361 [새 성전 봉헌을 축하드립니다] 부산교구 남양산본당 file 2017.12.08 297
360 부산교구 ‘사랑의 김장축제’ 복지시설에 2300포기 기부 file 2017.12.08 73
359 부산 해운대 임대아파트 매각대금 전액 어려운 이웃에게… file 2017.12.01 239
358 부산 자선 아파트 대지 매각금, 자선 기금으로 file 2017.12.01 53
357 부산교구, 자선 아파트 부지매각 보상금 사용 공지 2017.12.01 61
356 “한국 평신도 희년 맞아 교구 본당순례 나설겁니다” file 2017.12.01 143
355 부산 전례 봉사자들, 새 미사 경본 ‘열공’ file 2017.11.23 303
354 소곤소곤 장재봉 신부의 성경에세이 「저, 다윗이에요」 file 2017.11.16 302
353 부산 가톨릭센터 앞, 6월항쟁 30주년 표석 세워 file 2017.11.03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