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평화신문 
게재 일자 2019.04.21 / 1면, 2면, 8면, 9면 
제5대 부산교구장에 손삼석 주교
프란치스코 교황 임명, 6월 4일 남천주교좌성당서 교구장 착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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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장 서리 손삼석 요셉 주교<사진>가 제5대 부산교구장으로 임명됐다.

 
주한 교황대사관은 10일 오후 7시(로마 시각 낮 12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손삼석 주교를 부산교구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부산교구 보좌주교였던 손 주교는 지난해 8월 18일 제4대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가 사임하면서 교구장 서리로 임명됐다가 이번에 교구장직을 맡게 됐다. 교구장 착좌식은 6월 4일 오후 2시 남천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다.

손 주교는 주교 임명 발표 직후 “사제단과 함께 부산교구가 더 밝게 나아가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주님을 믿고, 성령께 의지하며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1955년 출생한 손삼석 주교는 1973년 광주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해 1982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범일본당 보좌와 전포본당 주임을 거쳐 1988년 로마로 유학,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성서신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4년부터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2001년부터 부산가톨릭대학교 제2ㆍ3대 총장을 지내고 2008년 다시 신학대학으로 돌아와 사제 양성에 힘쓰다 2010년 6월 부산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됐다.

부산교구는 1957년 경남 감목대목구가 부산대목구로 승격되고 초대 교구장 최재선(요한) 주교가 착좌하면서 온전한 모습으로 성장했다. 1962년 부산교구로 승격되어 교세가 확장되며 1966년 부산ㆍ울산ㆍ양산ㆍ김해ㆍ밀양을 제외한 경남 지역을 마산교구로 분가시켰다. 1975년 제2대 교구장 이갑수(가브리엘) 주교 착좌를 계기로 한국 제2의 도시에 걸맞은 교세로 발전, 1997년 대청동에 있던 교구청을 남천동으로 이전하였고 1999년 제3대 교구장 정명조(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착좌로 새 천 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2007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이하여 제4대 교구장 황철수(바오로) 주교가 착좌하였고, 2010년 울산대리구를 설정하여 울산지역 복음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후 손삼석 보좌 주교의 서품으로 교구 사목에 큰 힘을 보탰으며, 본당 중심의 사목 지침을 마련하여 ‘본당 재탄생을 향한 새로운 복음화’의 여정을 걷고 있다.

부산교구는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김해시 일부(진영읍, 생림면, 진례면, 한림면 제외), 밀양시 일부(하남읍, 초동면 제외), 양산시를 관할로 두고 있으며, 2018년 12월 31일 현재(한국 천주교회 통계) 본당 125개, 신자 45만 7622명, 주교 2명, 교구 사제 360명이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목마르게 기다려온 교구장… 45만 교구민 ‘부활 선물’
부산교구장 발표 순간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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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장 임명 발표 직후 교구 관리국장 김정렬 신부가 사제단을 대표해
손삼석 주교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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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삼석 주교와 도용희 평협 회장이 함께 교구장 임명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8개월간의 오랜 기다림 끝에 맞는 교구장 임명 소식이라 기쁨은 더 컸다.

10일 오후 6시 55분, 부산교구청 성당. 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장환 신부는 “잠시 후 7시 정각에 중대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며 “부산교구가 기다려 온 좋은 소식이 무사히 잘 도착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성령의 은혜를 청하며 성가 142번 ‘오소서 성령이여’를 부르자”고 했다.

“교황 프란치스코 성하께서 바티칸 현지 시각으로 2019년 4월 10일 정오. 한국 시각 오후 7시에 손삼석 요셉 주교님을 부산교구 제5대 교구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오후 7시 정각, 선교사목국장 이장환 신부가 손삼석 주교의 부산교구장 임명 소식을 발표하자 교구청 신부들과 수도자, 직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고 손 주교는 고개 숙여 화답했다. 이어 손삼석 주교에게 교구민을 대표해서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도용희(토마스 아퀴나스) 회장이, 교구 사제단을 대표해서 관리국장 김정렬 신부가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손삼석 주교는 “많은 교우께서 기다리시고, 또 저만 만나면 좋은 소식이 없느냐 물었지만 다 때가 돼야 하는 것”이라며 “새로 잘 계획해서 훌륭한 교구,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기도해주신 사제단과 교구민에게 감사한다”고 주교 임명 소감을 밝혔다.

교구장 임명 소식이 발표되자 축하 전화가 쇄도했다. 손 주교는 “전임 교구장이신 황철수 주교님께서 축하 전화를 주시면서 무거운 짐이 될 것 같아 걱정된다는 격려의 말씀을 하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손 주교는 교구장 임명 발표의 기쁜 순간을 함께한 이들에게 교구장으로서 첫축복을 하고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했다. 이후 교구청 1층에 마련된 장소로 자리를 옮겨 조촐한 축하식에 함께했다.

축하식에는 축사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도용희 평협 회장은 “자비하신 주님께서 45만 부산교구민의 기도와 염원을 들으시고 부활을 앞두고 큰 선물을 내려주셨다”며 “교구가 ‘희망의 해’를 지내고 있는 지금 새 주교님께서 교구민들의 희망이 되어 오셔 기쁘고 그지없이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축하했다.

이장환 신부는 “8개월간 목자를 잃은 양처럼 교구장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결정도 할 수 없고 목마르게 교구장을 기다려왔다”며 “교우 모두가 바라는 교회를 만들어 주시길 기대하고 더 좋은 교구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 된 셈”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겸손하고 소탈한 ‘열린 주교’… 평신도 사도직에 애정
제5대 부산교구장 손삼석 요셉 주교의 삶과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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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삼석(맨 왼쪽) 주교와 교구 사회복지법인 로사리오 카리타스 산하 단체 신빈회 회원들이
2014년 12월 부산진역 앞 광장에서 노숙자와 홀몸노인에게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교구 홍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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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국 주교단 사도좌 정기방문에서 손삼석 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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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9일 부산교구 남천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보좌 주교 서품식에서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가 손삼석 주교에게 안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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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삼석 주교가 보좌 주교 서품식에서 교구 쇄신과 복음화에 더욱 힘쓸 것을 다짐하며 기도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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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삼석 주교(왼쪽)가 1982년 2월 6일 사제 수품 후
당시 부산교구장 고 이갑수 주교와 유일한 동기인 김두완 (부산평화방송 사장) 신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교님은 정말 소탈하세요. 모든 사람과 격의 없이 마주하며 이야기 들어주시는 분이에요.”

손삼석 주교를 향해 부산교구 사제와 신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가까운 이들은 “어떤 때엔 ‘이웃 아저씨’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라며 ‘친근한 주교님’으로 여기고 있었다.

손 주교는 1980년대 전포본당 주임 신부 시절에는 예비신자들까지 사제관으로 초대해 챙겼고, 오랫동안 부산가톨릭대에서 후학을 양성할 때에도 신학생들에게 겸손과 성실을 강조한 ‘따뜻한 은사’로 통했다. 주교가 된 뒤 바쁜 사목 일정 속에서도 한번 만난 신자들의 얼굴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변함없이 소통을 이어왔다.


당연히 여겨졌던 사제의 길

손 주교는 손복남(베드로)ㆍ정선(마르타)씨의 3남 3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유아세례를 받고 부산 사상공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어릴 때부터 교리공부를 좋아했고, 형제들과 신부ㆍ수녀 역할을 나눠 맡으며 ‘성당놀이’를 즐겼다. 손 주교가 신학교에 갈 뜻을 처음 내비쳤을 때 가족과 주변 반응은 “당연히 사제의 길을 갈 줄 알았다”였다.

신학생 시절 그는 방학 때마다 공소 청소년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본당 행사가 있을 때면 적극 도왔다. 성가와 가요를 넘나들며 마이크 잡고 노래를 선보인 것도 그였다.

손 주교와 45년 지기 한승호(로베르토, 부산교구 망미본당)씨는 “당시 공소에는 청소년들이 많지 않았는데, 주교님이 방학 때 오시면 학생 수가 많이 늘었다”며 “어디서든 활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주교님의 성품은 이때부터 발휘된 것 같다”고 했다.


평소엔 소탈형, 사목엔 심사숙고 겸비

‘소탈함’과 ‘신중함’. 두 단어가 어찌 어우러질 수 있을까 싶지만, 손 주교의 소탈함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어져 사제와 평신도로 하여금 ‘열린 주교’로 받아들이게 했다. 손 주교가 비결을 슬쩍 들려줬다. “사제로 살아오면서 사실 교우들과 마음 상한 일이 한 번도 없었네요. 저도 교우들이 무척 좋고, 교우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해왔을 뿐이죠.”

그는 사목적인 결정을 내릴 때는 누구보다 신중을 기하는 스타일이다. 돌다리도 여러 번 두들겨보고서 건널 만큼 심사숙고형으로 알려져 있다. 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장환 신부는 “평소엔 사람들에게 ‘친절 모드’로 일관하시다가도, 큼직한 과제를 마주하실 때엔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하고 폭넓게 숙고하신다”며 “보좌 주교와 교구장 서리를 지내셔서 교구 사정을 잘 아시기에 앞으로 본격적으로 당신이 그리는 사목을 펼치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뜰함과 절제는 주교님의 전매특허

자기관리와 검소함에 있어서는 전임 교구장 황철수 주교와 손 주교가 쌍둥이처럼 똑 닮았다. 황 주교와 손 주교는 사목방문을 할 때 직접 차를 몰고 신자들을 찾아다녔다. 사소한 일이라도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을 굳이 시키지 않는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모습이었다.

손 주교와 사제 수품 동기인 김두완(부산평화방송 사장) 신부는 “자기 절제와 검소함에는 두 분 주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며 “교구장이 되셔서도 교구 사목을 위해 계속 공부하고, 신중함을 이어나가실 분”이라고 귀띔했다.

손 주교는 “보좌 주교 시절, 교구장 황 주교님의 뜻을 내 생각과 다르게 여긴 일이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도 황 주교의 식단에 꼭 맞추는 것이 손 주교의 모습이었다.

교구 관리국장 김정렬 신부는 “두 분 주교님은 일치의 모습으로 동반 사목의 모범을 보여주셨다”며 “이젠 교구 사제들과 더욱 넓게 동반하고 하나 되실 것”이라고 했다.

손 주교는 “저는 황 주교님 뜻이 마음속으로라도 싫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협력사목을 하는 신부들에게 ‘황 주교님과 나처럼 사목하면 된다’고 일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평신도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

손 주교의 꿈은 교우들을 위해 성실한 본당 사제가 되는 것이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성실히 신자들에게 하느님 은총을 따뜻하게 전하는 사제 말이다. 그러나 사목 반경만 크게 넓어졌지, 그 마음은 꼭 지키고 있다. 특히 신자들을 좋아하고, 평신도 사도직을 중요하게 여겨온 손 주교는 주교가 된 뒤 직접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담당을 맡아 왔다. 주교가 교구 평협을 담당하는 곳은 부산교구가 유일하다. 손 주교는 교구 평협의 모든 교육과 피정, 연수 때마다 끝까지 함께해왔고, 때마다 직접 강연도 해줬다.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도용희(토마스 아퀴나스) 회장은 “평신도들이 기획한 일은 무엇이든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셨다”며 “신자들과 늘 함께하시는 주교님으로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에 더욱 힘을 실어주실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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