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부산일보 
게재 일자 2017.10.14. 
'우암동 달동네의 성자' 하 안토니오 몬시뇰 신부, 숙환으로 선종
 

20171014000021_0.jpg

▲ 하 안토니오 몬시뇰.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에서만 57년을 봉직한 '독일인 신부' 안톤 트라우너(95·한국명 하 안토니오·사진) 몬시뇰(가톨릭 고위 성직자)이 14일 새벽 숙환으로 선종했다.

이날은 그가 독일 남부 베르팅겐에서 태어난 지 정확하게 95년째 되는 날이다.

그는 사제서품을 받은 지 3개월 만인 1958년 7월 5일 일본에서 화물선을 타고 한국땅을 밟았다.

서른 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에 온 그는 당시 '적기'라고 불리던 남구 우암동 동항성당 1대 신부로 부임했다.

'달동네의 성자'로 불린 그는 우암동 판자촌에 정착한 뒤 평생을 빈민구제와 교육사업에 헌신했다.

개인 재산을 털어 밀가루와 옷을 사들여 피난민에게 나눠주고 전쟁고아를 돌봤다.

가난한 학생의 자립을 위해 1965년 기술학원도 설립했다. 후원받은 재봉틀 10대를 밑천으로 시작한 이 학원은 한독여자실업학교의 모태가 됐고, 지금은 부산문화여자고등학교로 남아 있다.

1977년 그가 세운 조산원은 인근에 병원이 들어서면서 1992년 폐업했지만 신생아 2만 6000여 명의 요람이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가톨릭교회의 명예 고위 성직자((Prelate of Honour)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1964년 가톨릭교회 국제단체인 '파티마의세계사도직'(푸른 군대) 한국 본부를 창설한 뒤 남북 평화통일에도 큰 관심을 쏟았다.

2015년 임진각에서 불과 1.2㎞ 떨어진 곳에 남북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파티마 평화의 성당'을 완공하고 세계 평화와 남북한 평화통일을 위한 미사를 매년 봉헌했다.

"기도의 힘으로 피 흘리지 않고 통일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그의 마지막 소원은 북한에 가는 것이었다.

그는 2011년 부산 명예시민이 됐고, 2015년 국민추천 포상 수상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장례미사는 16일 오전 10시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성당에서 열린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49 [부음] 하 안토니오 몬시뇰, 한반도 평화와 가난한 이웃 위해 헌신한 벽안의 사제 file 2017.10.20 366
348 평생 아낌없이 주고 떠난 ‘빈자의 성자’ file 2017.10.20 349
347 [위령기도를] 부산교구 백응복 신부 file 2017.10.20 124
346 [위령기도를] 부산교구 하 안토니오 몬시뇰 file 2017.10.20 67
345 교육관, 피정의 집 축복 부산 김범우순교자성지 file 2017.09.27 291
344 “17년째 거리 선교로 추억 쌓고 나눔의 기쁨 얻어요” file 2017.09.14 250
343 부산교구 울산 무거본당 설립 22주년 기념 file 2017.09.13 392
342 [새책]「성모님! 할 말 있어요」 file 2017.08.31 252
341 부산가톨릭대, 제2회 프란치스코 봉사캠프 참가 file 2017.08.25 226
340 부산가대, 베트남 대학 두 곳과 협약 file 2017.08.25 109
339 부산교구 청소년 신앙축제 성황… 14개 팀 성가 경연 2017.08.22 217
338 "천주교 부산교구 60년…더 깊은 영성 공동체로 거듭나겠다" file 2017.07.17 344
337 1500년 된 목소리 부산을 울리다 file 2017.07.17 196
336 '영혼의 소리' 교황청 시스티나 합창단 부산 첫 공연 file 2017.06.30 441
335 교황 전속 시스티나성당 합창단 7월 5~15일 6개 교구 순회 공연 file 2017.06.30 192
334 부산 오륜대순교자박물관, 병인년 특별전 도록 발간 file 2017.06.01 228
333 청소년사목 탐방 (6) 부산교구 - 모범 주일학교 - ‘성가’로 끈끈한 선후배 정 다지는 성지본당 학생들 file 2017.06.01 269
332 청소년사목 탐방 (6) 부산교구 - 특징적인 청소년사목 프로그램 file 2017.06.01 142
331 청소년사목 탐방 (6) 부산교구 - 청소년사목국장 김대성 신부 file 2017.06.01 371
330 "제대 꽃꽂이 단순한 장식 아냐…복음·전례의 시각적 표현" file 2017.05.27 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