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국제신문 
게재 일자 2016.04.08. 11면 

윤기성 신부의 사목 이야기 <3> 찬미받으소서

이기심으로 낭비해선 안되는 '공동의 집' 자연

미국 유학 시절 뉴욕타임즈 신문을 읽다 관심이 가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기사는 2013년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에 의한 피해 소식이었는데, 한쪽 지붕이 벗겨진 성당에 모여 천주교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는 모습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 

슈퍼 태풍은 이상 기온으로 만들어진다는 것과 이 이상 기온은 사람들이 그동안 사용한 화석 에너지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강력한 자연재해는 빈부 격차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한 나라의 가장 가난한 마을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었다. 바로 이들에게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앗아가고 그들의 터전을 파괴했다. 

너와 내가 무심코 사용한 에너지, 너와 내가 조금의 불편함을 받아들이지 못해 사용한 에너지, 너와 내가 낭비한 에너지가 부메랑이 되어 피해를 주었는데, 그 피해는 자신을 방어할 힘이 없는 세상의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현상을 가슴 아파한다. 교황은 천주교 신자들과 형제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찬미받으소서"라는 문헌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자연은 '공동의 집'이라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요즘 봄을 맞아 해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합해져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호흡기가 약한 환자와 노인들이다. 이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큰돈을 들여 자신의 집 안에 실내용 공기 청정기를 설치한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네가 마시는 공기와 내가 마시는 공기를 구분해 내가 마시는 공기만 정화시킬 수는 없다. 깨끗한 공기를 내가 마시기 위해선 우리 공기를 정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가 함께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환경이다. 우리 지역 사회는 해수담수화와 옛 해운대 철길 개발과 같은 자연 환경과 관련한 많은 현안을 지혜로이 풀어가야 한다.

이때 우리가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자연은 공동의 집이라는 사실이다. 네 것과 내 것을 확연히 구분 짓는 사회 안에서 자연은 그 안에서 우리가 공동으로 살아야 하는 우리 것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아가 하느님께서 사람을 소중하게 창조하셨듯이 자연도 함께 창조하셨기에 자연은 우리의 형제이고 누이라는 이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한 에너지가 자연재해가 되어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아픔이 되었다면, 우리가 공동의 집을 위해 선택한 작은 '행복한 불편'은 자연이 주는 혜택이 되어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기쁨이 될 것이다. 그런 기쁨의 물결은 바로 국제신문 애독자부터 시작될 수 있다. 국제신문 애독자들과 함께 저와 부산평화방송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프로그램들을 제작해 방송한다. 

PBC 부산평화방송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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