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3005호 2016.07.31 13면 

[염철호 신부의 복음생각] 하늘나라에 재물을 쌓아 둡시다

연중 제18주일(루카 12,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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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하느님이 아니기에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드는 사건이며, 죽음을 맞는 이는 처음 세상에 올 때 모습 그대로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땅 위에 쌓아둔 재산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나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이가 평등하며, 죽는 이는 재물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모습 그 자체로 하느님 앞에 서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세상의 행복을 추구하며 돈과 재물만이 나에게 생명을 주리라고 여기는 이의 삶이 얼마나 어리석은 삶인지 경고합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진정 하느님 앞에서 행복한 사람,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겠습니까?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곧 죽을 때 하느님 앞으로 가져갈 수 있는 참된 재물은 무엇입니까? 성경은 세상 안에 살면서 하늘에 천상 재물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는데(루카 12,33-34), 하늘에 쌓는 재물이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며 하느님과 이웃들에게 봉사함으로써 얻는 열매들입니다.

물론, 돈과 재물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돈과 재물은 지상에서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으며,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실제 재물 자체에 부정적 시각을 지닌 루카 복음사가 외에는 돈이나 재산이 그 자체로 불의하거나, 쓸모없다고 말하는 성경 구절은 많지 않습니다. 성경은 오히려 재물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축복으로 여깁니다. 다만 돈과 재물이 자기 능력으로 모은 것으로,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으로 쌓아두며 남을 배려하지 않고 사는 것을 경계하라고 권합니다. 왜냐하면 돈과 재물은 한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도록 위탁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재산의 소유자가 아니라 하느님의 재산관리자일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받은 재물을 정말 잘 관리해서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 더 나아가서 하느님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는 돈과 재산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물이 자신의 안녕을 지켜준다고 착각합니다. 오늘날 우리 모습과 매우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재물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만족만을 위해 창고에 쌓아두기만 하는 이에게 돈과 재물은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봉사의 도구가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에게로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이런 이들에게 돈과 재물은 파멸로 나아가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는 하느님 앞에 아무것도 가져갈 것 없는 너무나도 가난한 사람이며, 하느님 보시기에 가엾은 사람입니다.

독서와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세상에서 우리가 얻게 되는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라고 맡기신 것임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그것들을 잘 이용해서 영원한 생명을 위한 재물을 하늘나라에 쌓아 둡시다. 흥청망청 살아가는 삶, 자신만을 위해 재물을 쌓는 삶은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마저 망쳐놓아 자신의 삶을 영원한 생명과 전혀 반대되는 길로 나아가게끔 할 것입니다.


염철호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교수)
부산교구 소속으로 2002년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부산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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