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3021호 2016.11.27 18면 

[염철호 신부의 복음생각] 늘 깨어 있어라

대림 제1주일 (마태 24,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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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우리는 아기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립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이 두 가지 기다림을 모두 표현합니다.

먼저,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세월이 흐른 뒤 모든 민족이 예루살렘으로 모여들 것이라고 예언합니다(이사 2,1-5).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길을 배울 것입니다. 아울러 주님이 모든 민족들의 재판관이 되실 것이고, 모든 민족이 화해하여 한 나라, 곧 하느님이 통치하시는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여기서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선택된 이들이 이스라엘 민족이고, 이스라엘을 통하여 모든 민족이 당신께로 모여드는 것이 하느님 계획이었습니다.

신약성경의 복음서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분 안에서 이러한 하느님의 계획이 온전히 실현되었다고 선포합니다. 예수님이 오심으로써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예수님께서도 당신과 함께 하느님 나라가 이미 이 땅에 가까이 왔음을 선언하시고, 당신을 통해 하느님 나라가 온전히 드러났음을 선언하십니다(마태 4,17).

하지만 하느님 나라가 아직 완전히 도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을 통해 이미 우리 가운데 하느님 나라가 왔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다시 오실 날에 관해 이야기하십니다(마태 24,37-44).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그날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그날이 되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모든 민족이 당신께로 모여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비로소 온 세상을 통치하고 계심이 드러나고, 오직 그분의 뜻으로 통치되는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세상 마지막 날, 곧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날은 갑작스럽게 닥칠 것입니다. 아니 그 시간이 이미 우리 코앞에 닥쳐와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이야기합니다(로마 13,11).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그날과 시간을 알지 못하기에, 또 그렇게 2000년을 기다려왔기에 재림에 관한 그분 약속에 많이 둔감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재림이 오지 않으리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물론, 당장 하느님 나라가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이미 하느님 나라에 속해 살아가는 이들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며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고 그 나라에 속한 사람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로마 13,12) 살아가면서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지 않으리라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번 대림시기를 지내면서 다시 한 번 우리 모두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들임을 명심합시다. 그리고 항상 깨어서 그날을 준비합시다. 그러지 않으면 생각지도 못한 때에 사람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대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날 예수님께서 우리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씀하신다면 얼마나 큰 충격이겠습니까?(루카 13,27)


염철호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교수)
부산교구 소속으로 2002년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부산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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