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35호 2019.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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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전로사 로사 수녀 |
『왕국의 비밀』
■ 미카 월터리 / 성찬성, 권혜경 옮김 ■ 바오로딸출판사
“예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지원기를 보내는 동안 지원장 수녀님께 가장 많이 들은 말씀 중 하나다. 매일 주어지는 성체조배 시간조차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매던 나였기에 수녀님의 이 말씀은 수수께끼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함께 입회한 동기 자매들은 수녀님의 이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 내 안에서는 묘한 질투심과 함께 조바심이 났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왕국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책장이 넘어갈수록 어느새 내가 주인공 마르쿠스가 되어 있었다. 이 책은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떠난 로마인 마르쿠스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어서 예수님의 빈 무덤을 발견하고는 호기심을 가지고 예수님과 함께 다녔던 이들-마리아 막달레나, 라자로와 그의 동생들, 제자들, 자캐오 등-과의 만남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지원장 수녀님의 말씀이 내 머리를 스쳤다. ‘나의 일상 안에 이미 들어와 계신 예수님과 함께 살라는 것이었구나.’ 이제야 겨우 숨을 쉬는 것 같았다. 매일 예수님을 부르면서도 나의 무의식은 그분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나라에 계신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십여 년 전이지만 지금도 그때를 돌아보면 손끝이 찌릿하다. 책 한 권을 통해 나에게 일어난 이 기적 같은 일이 오늘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도 일어나길 바란다. 『왕국의 비밀』은 이를 위한 좋은 마중물이 되어줄 것이다. .
■ 전 로 사 로사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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