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화 신부(신학원장 겸 신학대학 교수)
루카 21,1-4

 

 

 

 



다시듣기가 안되시는 분은 바로듣기를 선택해주십시요

 

 

부산 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쌀쌀해져 가는 날씨에 안녕하십니까?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들으며 “돈”에 대해서 잠시 묵상해보고 싶습니다.

돈은 중립적인 것입니다. 돈 그 자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돈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돈 뒤에 숨어있는 의미들은 대단히 많습니다. 돈은 현실 속에서 편안함과 편리함, 안전과 안녕을 확보하는 수단입니다. 돈은 나를 자유롭게 하기도 하고, 돈은 내가 존경받게끔, 내가 권력을 가지게도 만들어줍니다. 극단적으로는 인간을 타락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 돈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돈에 대해 가지는 의미는 현실 속에서 내가 확보할 수 있는 안전, 내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안녕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은 내 인생에서 또 다른 가능성과 또 다른 의지할 곳을 마련해 줍니다. 돈이 없다는 것은 그런 가능성과 미래 안전에 대한 불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돈 자체는 중립적인 것이지만, 돈은 인간에게 여러 가지 의미들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성경 역시 돈과 돈의 의미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전해줍니다. 특히 성경 전체를 통해서 우리는 돈과 부자에 대해 질타하는 대목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돈이 내 인생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주고, 내가 의지할 곳을 마련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돈이 많은 사람은 결국 전적으로, 온 실존을 내어놓고 하느님을 신뢰하고 하느님께 의탁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그들은 온 마음과 온 정신을 다 내어놓고 하느님께 다가서기 힘듭니다. 그러나 반대로, 돈이 없어서 현실적인 안전과 안녕, 편리함과 편안함, 존경과 권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자기가 믿을 곳이라곤 오로지 하느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없으면서도 가지고야 말겠다는 욕망으로 가득찬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가능성으로 따지자면 또 다른 가능성과 또 다른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 결국 의탁하고 신뢰할 곳은 하느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서 안에서 가난한 사람들이란, 본질적으로 자신의 온 가능성과 자신과 자기 가족의 안녕과 안전을 하느님 안에서 찾는 사람들, 하느님 말고는 아무것에도 신뢰와 의탁을 두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반대로 돈이 많은 사람, 그래서 자신의 온 실존을 하느님께만 내맡길 수 없는 사람은 성경이 말하는 가난한 사람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가난하다고 하더라도 절제할 수 없는 욕망에 가득찬 사람을 성경은 "가난한 사람"이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자기 실존을 맡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현실적으로는 좀 편하게, 안전하게, 어느 정도 존경과 권력을 가지고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행복한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돈은 중립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돈을 바치면서 그 뒤에 숨겨진 것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지는 않지만, 율법학자들은 돈을 바쳤지만, 좋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인사 받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바친 것은 자신의 마음도 들어가지 않고, 자기의 모든 실존은 더더구나 들어가지 않은 그냥 차가운 돈일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만나는 가난한 과부에게 돈은 자기 실존 전체였고, 자신의 가능성이었으며,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안전과 안녕이었습니다. 그 과부가 하느님께 바친 것은 돈이 아니라, 자신의 온 실존과 가능성과 자신 모두였습니다. 이 과부야 말로 성경이 말하는 ‘가난한 사람’ 또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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