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섭 신부(장유대청성당 주임)
루카 2,22-40

 

 

 

 



다시듣기가 안되시는 분은 바로듣기를 선택해주십시요

 

부산평화방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주님봉헌축일입니다. 주님봉헌축일은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낳으신 뒤, 모세의 율법에 따라 40일을 집안에 머물러 계시다가 요셉성인과 함께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서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성교회는 주님봉헌이라는 의미를 살려, 주님봉헌축일을 성탄절이 지나고 40일째 되는 2월 2일에 거행토록하고, 우리가 1년 동안 기도할 때 사용하는 초를 축성하며, 또 하느님께 자신의 전부를 봉헌하고 살아가시는 수도자들을 위한 ‘봉헌생활의 날’로 정하여 그 뜻을 되새기도록 합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 시간에는 봉헌이라는 말을 주제로 삼아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봉헌’이라하면, 자기가 가진 것을 두 손으로 받들어서 바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주로 종교적인 자리에서 쓰이니만큼, 하느님 혹은 절대자에게 자기가 가진 것을 정성스럽게 바치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바친다고 할 때, 그 바치는 내용은 자기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것이니까, 그것을 바칠 수도 있고, 그냥 내가 써도 되고, 아니면 그것을 남몰래 감추어 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무언가를 바치는 데 내 게 아니라 다른 사람 걸 바친다면, 남의 것을 내 것인 양 바친다면, 그건 스스로를 기만하는 행위이고, 원래 그 것을 가지고 있던 주인에게 있어서는 도둑질인 겁니다. 남의 것을 바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어떤 것을 내 소유라고 생각해서, 하느님께 바치는, 소위 봉헌행위를 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원래 가지고 있는 것, 그래서 내가 바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가톨릭 신앙의 견지에서 볼 때, 우리가 가진 것은 실상은 모두가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주셔서 가지고 있을 뿐이고, 하느님이 원하실 때는 언제고 돌려 드려야 할 뿐이지, 이것은 내 것이니 하느님도 손대면 안됩니다 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봉헌’이라는 의미는 자기 것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소유를 인정하고 그것을 다시 하느님께 “돌려 드린다”, “제자리에 다시 갖다 놓는다”고 해석해야 맞을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을 원래부터 계셨던 하느님 아버지 집에 다시 모셔다 드리는 것이고, 수많은 인생살이 중에서 봉헌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은 원래부터가 하느님의 것이니만큼, 하느님 원하시는 대로 쓰시도록 당신 손에 돌려 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이것이 하느님 앞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태도이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봉헌행위는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깊이 깨닫는데서 나오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겸손한 행위가 됩니다. 수도자의 삶도 특별한 누군가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니만큼 하느님 앞에서 가장 겸손한 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인간이란 본래부터가, 내 것이라 생각하면, 다른 사람에게 줄 때 아깝게 여겨지는데,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쉽게 다른 사람에게 줍니다. 그러니까 나눔을 실천하는데 있어서도, 모든 것이 본래부터가 다 하느님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이든 다른 사람과 쉽게 나눌 수도 있을 것입니다.  

   평화방송 청취자 여러분,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은 모두 그저 하느님 주시는 대로 받아서 쓰고 있는 것일 뿐이고, 또 그러다가 하느님께서 원하시면 돌려 드리면 그만인 것들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께 받은 것을 다시 돌려 드린다는 맘으로 겸손하게 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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