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호 신부(교구 총대리)
루카 6,12-19





 

기도의 핵심: 겸손

                                         

 

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환절기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영육간의 건강을 주시길 빌면서,, 오늘 복음을 묵상합니다.

오늘 묵상은 저의 기도체험을 말씀드림으로써 시작하고자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전, 갑자기 이탈리아로 가서 공부하라는 인사명령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저는 이탈리아에 도착한 그날부터 귀머거리에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일주일쯤 지나니까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이 끔찍한 고통을 통하여 깨달은 것은.. 지옥은 무인도에 사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말도, 마음도 통하지 않은 채, 단절과 외로움 속에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이 지옥의 고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외국생활 초창기 말 못하는 고통을 통하여 역설적으로 기도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이렇게 힘든데... 만일 영원한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대화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서부터 지옥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도는 대화입니다. 신앙의 은총으로 보이지 않는 주님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앙의 은총을 받은 우리는 기도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또 주님께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 친교로 기도할 때, 주님과 관계가 살아 움직이고 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기도는 신앙의 살아있는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하지 않으면 하느님과 관계가 시들해집니다. 이렇게 하느님과의 대화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삶은 갈수록 허전해지고,, 참된 기쁨이 사라집니다. 그 결과 뿌리를 박지 못하는 수초처럼 끝없이 방황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는 밤새워 기도하신 다음, 열두사도를 뽑습니다. 주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실 때나, 십자가에 죽기 직전처럼, 삶의 중대한 순간에 기도하셨을 뿐 아니라, 매일 아침새벽에 기도하셨다고 마르꼬 복음 1장이 전합니다: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마르1,35) 주님은 기도하는 분이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분이셨습니다. 이 대화의 핵심은 아버지의 뜻을 찾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는 주님의 기도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고 실행하기 위해 주님은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의 핵심입니다.

우리도 기도할 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묻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시련과 고통이 올 때에 벗어나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고통 뒤에 있는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입니다. 우리 가정, 직장, 학교,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주님의 뜻대로 할 수 있는지 지혜와 힘을 청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뜻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뜻을 접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겸손이며, 하느님께 바치는 살아있는 제물입니다. 여기에서 기도의 핵심이 드러납니다. 바로 겸손입니다. 우리의 의지를 하느님의 뜻에 맞추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겸손의 은총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이 찬미와 감사가 기도의 꽃입니다. 천국에서 우리가 바치게 될 영원한 기도는 바로 찬미와 감사입니다.

오늘 성모님의 전구로 천국에서 바치게 될 찬미와 감사의 은총이 지금부터 우리게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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