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진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요한 8,21-30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위로의 말씀이기도 하고 실망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는 말씀처럼, 우리를 보내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기에,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의 말씀이 됩니다. 하지만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실망과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우리가 언제나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일을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느 말씀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까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시고 함께 하신다는 희망과 위로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자니, 여전히 부족한 우리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실망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자니, 삶이 피곤해집니다. 그 실망과 두려움을 없애고자 열심히 깨진 독에 물을 붓듯 노력을 다해도, 여전히 부족한 우리의 모습에 걸려 넘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말씀에 귀를 기울이든 우리의 부족한 모습이 우리의 발목을 잡습니다. 이래도 부족하고 저래도 부족한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은 우리 신앙의 여정이 희망의 여정이 되다가도 실망의 여정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이런 말씀도 덧붙여 했습니다. “희망의 시간을 보낼 때에는 곧 다가올 실망의 시간을 준비하면서 그때를 위해 새로운 힘을 마련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실망의 시간을 보내던 중에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었는지를 생각하며 되도록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도록 애를 써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실망의 시간을 보낼 때에는 주님께서 함께 하셔서 힘을 주실 것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영의 식별」 323-324항 참조)

  이래도 부족하고 저래도 부족한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부족함 때문에 실망에 빠지고 주님의 일을 하는 데 주저하게 되어도, 주님께서 함께 하셔서 힘을 주신다는 희망이 우리를 다시 일으킵니다. 우리의 부족함이 실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희망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우리의 부족함이 우리를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분명 우리에게 희망을 주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처럼 늘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삶을 살 수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힘으로 우리는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여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예수님의 말씀은 희망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이 슬픔과 실망의 사순 시기에도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 희망의 시간이든 실망의 시간이든,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께서 힘을 주실 것임을 생각하며 더 큰 희망을 가지고 주님 마음에 드는 일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부족함이 우리의 발목을 잡아 쓰러트려도, 다시 일어나 그 부족함을 딛고 하느님을 향한 여정을 계속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보내신 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런 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여정이 우리가 초대받은 신앙의 여정이며, 구원의 여정이고, 하느님 나라를 향한 여정이며,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 나라를 조금씩 맛보는 희망의 여정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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