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신부(화봉성당 주임)
루카 4,21-30



열린 귀, 열린 마음

 

이재석 신부 / 화봉성당 주임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노래를 부를 때는 목소리를 내기 전에 먼저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합창을 할 때에도 내 목소리를 앞세우기보다는 타인의 소리를 듣는 귀가 필요하지.” 돌이켜보면 선생님의 말씀은 ‘노래는 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귀로 부르는 것’ 이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제대로 들을 줄 아는 귀에 대해 생각할 때면 그 말씀이 떠오르곤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회당에 들어가시어 이사야서의 말씀을 통해 당신께서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지 밝히시며(루카 4,18~19)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0)라고 선포하십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신의 고집으로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은 메아리에 불과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깨닫지 못하고 그분께서 일으키신 놀라운 표징까지도 의심합니다. 더 이상 예수님의 말씀은 들리지 않았고 결국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며 예수님을 공격하기에 이르지요. 하느님께 나아가지도, 성장하지도 못한 채 은총에서 더욱 멀어지는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선입견과 고집으로 인해 귀를 닫고 마음을 닫아버린 우리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혹시 하느님의 말씀 앞에서도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거나 마음을 닫아 버린 채 자신의 생각에 갇혀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마음의 문을 닫은 그들이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았던 것처럼 시기와 질투로 하느님과 이웃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내가 쌓아 올린 편견과 불신의 벽이 하느님의 은총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에게는 참으로 열린 귀와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렙타의 과부와 시리아 사람 나아만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열린 마음으로 잘 새겨들어야 합니다. 그들이 예언자의 말을 듣고 따랐을 때 축복과 치유를 받았던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일 때 은총 속에 머무를 것입니다. 또한 가족과 이웃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께도 귀 기울인다면 주님은 분명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실 것입니다. 저뿐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 모든 분들이 들을 줄 아는 귀와 열린 마음으로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은혜로운 해’를 맞이하시도록 기도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22 2월 25일 사순 제2주일 - 박성태 신부 2018.02.23 132
1321 3월 10일 사순 제1주일 - 김종규 신부 2019.03.08 131
1320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 박명제 신부 2017.09.29 131
1319 9월 26일 연중 제 25주간 화요일 - 이장환 신부 2017.09.26 131
1318 9월 29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 오창석 신부 2016.09.29 131
1317 7월 5일 연중 제 14 주간 화요일 - 이재혁 신부 2016.07.05 131
1316 11월 29일 대림 제1주일 - 곽용승 신부 2015.11.27 131
1315 10월 29일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 박채민 신부 2015.10.29 131
1314 10월 25일 연중 제30주일 - 심원택 신부 2015.10.22 131
1313 5월 26일 부활 제6주일(청소년 주일) - 이상윤 신부 2019.05.24 130
1312 11월 5일 연중 제31주일 - 한건 신부 2017.11.03 130
1311 7월 23일 연중 제16주일 - 방삼민 신부 2017.07.21 130
1310 1월 28일 설 - 차광준 신부 2017.01.26 130
1309 11월 16일 연중 제33주간 수요일 - 김창석 신부 2016.11.16 130
1308 6월 23일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 홍준기 신부 2016.06.23 130
1307 5월 12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 오창일 신부 2019.05.10 129
1306 1월 17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 김기욱 신부 2019.01.17 129
1305 10월 14일 연중 제28주일 - 정상천 신부 2018.10.12 129
1304 6월 11일 삼위일체 대축일 - 김현영 신부 2017.06.10 129
1303 9월 10일 연중 제23주일 - 박경빈 신부 2017.09.08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