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천 신부(김해성당 주임)
마르 10,17-30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정상천 신부 / 김해성당 주임
 

   오늘 복음에 나온 부자 청년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졌습니다. 스승이신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을 물어볼 정도로 여유가 있습니다. 사실 그 방법은 온갖 걱정이 끊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가질 수 없는 궁금증입니다. 앞으로 얻을 영원한 생명보다 당장 먹을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에게 부족한 한 가지를 거론하십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르 10,21)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는 일이 쉬운 사람은 많이 가진 이가 아니라 오히려 별로 가진 게 없는 사람입니다. 가진 게 없어 나누는 데 그리 아까울 것도 없고, 나가서는 상대방이 가난하다는 생각 없이 그저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물만이 아니라 사람의 관계 모든 측면에서 같은 입장과 감정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입니다.
    혹시 나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사람을 보고서, 또는 다른 조건을 들이대며 은연중에 멸시하려는 경향은 없는지요? 세상엔 많은 사람이 있어서 골고루 다 맞춰가며 살아가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렇다고 나와 맞지 않는 다른 이들에게 수준이 떨어진다며 같이 있기 불편해하지는 않는지요?
    부자 청년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을 예수님께 듣고서 슬퍼하였습니다. 도무지 그것을 실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남들에게 큰소리 뻥뻥 치면서 그것이 자신을 외롭고 슬프게 만든다는 사실은 까마득하게 잊고 삽니다. 남들에게 내뱉는 큰소리는 자신감이 아니라 외딴 섬을 만드는 독단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 큰소리는 그것을 듣는 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독백과도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마르 10,30)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27)는 믿음을 바탕으로 감성적 사랑에서 복음적 사랑으로 옮아가려고 할 때 이루어집니다. 자신이 원하는 사랑에서 그분이 원하는 사랑으로, 독단에서 소통으로 옮아가는 것이 곧 복음적 사랑입니다. 옷 입듯 그분의 사랑을 입어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힘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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