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현 신부(엄궁성당 주임)
루카 9,23-26

 

 

순교자들의 꿈

윤정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 엄궁성당 주임

  16세기 종교개혁과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으로 교회는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의 선교에 눈을 돌렸습니다. 특별히 아시아에서는 신앙과 열심으로 피의 증언이 끊이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의 103위 순교성인과 124위 순교복자가 그러하였고, 일본의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이 그러하였으며, 베트남의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이 그러합니다. 그중 우리나라 순교성인들의 독특함은 사회 제도를 넘어서 하느님의 가족이 되는 공동체를 형성한 것입니다.
  사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며(사회화), 무리를 이룬 집단은 힘과 권력 혹은 기능에 따라 구분되며(계층화), 이렇게 구분됨은 제도와 법에 따라 고유한 신분을 이루는 것(제도화)이 인간 사회의 바탕입니다.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해졌던 18세기의 조선시대는 유교적 질서를 바탕으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제가 뚜렷이 구분되고 확립된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받아들인 선조 신앙인들은 자신의 사회 신분을 넘어 자신과는 다른 신분의 사람들을 형제자매로 받아들였습니다. 왜냐하면 신앙은 한 하느님 아버지 아래 모든 이가 한 형제자매란 것을, 제도와 질서를 넘어서는 복음의 빛이 형제성이 실현되는 하느님의 한 가족이라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이 단순한 진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엄청난 기도와 희생이 뒤따랐을 것입니다. 신분을 넘어서 형제자매로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천지개벽이고, 복음이고, 사회화를 넘어서는 교회화된 모습입니다. 그래서‘죽어도 좋다’라는 감동이 목숨을 내어놓는 증언으로 연결되었습니다. 하느님의 가족으로서 형제애를 나누는 공동체를 실현하는 일, 죽어도 좋을 순교자들의 꿈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므로 제도는 제도를 위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위해 필요합니다.
 “또한 순교자들은 그들의 모범으로, 신앙생활에서 애덕의 중요성에 관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줍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그들 증언의 순수성이었고, 세례 받은 모든 이가 동등한 존엄성을 지녔음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대의 엄격한 사회 구조에 맞서는 형제적 삶을 이루도록 그들을 인도하였습니다. 이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중 계명을 분리하는 데 대한 그들의 거부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형제들의 필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2014년 124위 시복미사 강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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