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원 신부(인보성당 주임)
루카 1,26-38



겸손한 여인 어머니 마리아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아담과 하와에게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나 하와는“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창세 3,5) 것이라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서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했다. 그래서 땅이 저주를 받고 인간은 먼지로 돌아가는 존재가 되었다.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창세 3,15)
   하느님은 뱀으로 상징되는 마귀와‘그 여자’인 하와 그리고‘그 여자’의 후손, 즉 하와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고, 하와의 후손은 마귀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마귀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 말씀은 대표적인‘그 여자’의 후손인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을 것이라는 천사의 설명을 듣고 고백한다.“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 38) 자신을 하느님의 겸손한 종으로 표현하며 하느님의 말씀의 도구로 이루어지기를 원한다. 이 겸손한 순종으로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는 말씀이 이루어지고, 동시에 구약의 말씀도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동정녀인 하와는 교만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거역했지만 두 번째 동정녀인 마리아는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다.(성무일도 대림2주간 금요일 독서기도, 이레네오 성인) 그래서 마리아는 마귀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는 여인이 되었으며, 마리아 또한 영혼이 칼에 꿰 찔리는 아픔을 당하였다.(루카 2,35) 그러나 마리아의 순종으로, 이 세상은 하느님 나라를 얻었고, 인간은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가지는 존재가 되었다.
   대림절이 거의 지나간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신다(1베드 5,5)고 하셨다. 마리아는 겸손하였기에 하느님의 일을 깨닫고, 체험하고, 목격하는 은총이 가득한 여인이 되었다. 우리도 이 대림절에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뜻을 따름으로써, 은총이 가득한 주님의 아들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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