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겸 신부(장산성당 주임)
루카 11,37-41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어떤 바리사이의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 가셔서 정결례에 대하여 논쟁하시는 내용입니다. 논쟁의 발단은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위생 때문이 아니라 정결례 규정 때문이었습니다. 구약의 율법은 짐승 아니라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서 정결한 것과 불결한 것을 구별하였습니다. 불결한 것은 사람이 접촉하는 것도, 음식으로 먹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식사 전에 손을 씻어야 했던 것은, 혹시라도 식사 전에 불결한 것과 접촉하였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지적하십니다. 아니라 잔과 접시를 아무리 닦아도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십니다.

 

예배 의식을 드리기 위해서 먼저 손이나 몸, 그릇, 옷 등을 깨끗하게 하는 예식을 정결례라고 불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정결례는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 필요한 조건이었습니다. 정결함은 하느님과의 관계와 연관된 문제였고 깨끗하지 못함은 거룩함에 반대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성별된 그분의 백성으로서 그분의 거룩함을 거스르지 않도록 깨끗해야만 했습니다. 죄가 정결하지 못함을 초래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깨끗함은 죄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정화와 속죄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정결례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종교 의식적이며 윤리적인 중요성을 함께 지니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정결함은 종교의식적인 면을 뛰어넘어 영적이며 윤리적인 의미도 띠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지 않으신 예수님을 보고 몹시 못마땅해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의식에 담겨 있던 영적이며 윤리적인 교훈에는 무감각했고 사소한 부분에까지 의식적으로 집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40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41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바리사이들을 향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보면 구약의 예언자들이 강조했던 바를 재차 확인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정결례는 상징적인 의식일 뿐이며, 그것의 진정한 목적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일깨워 주고 그분과 올바른 관계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외적인 면과 내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적인 시선을 갖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주어진 , 눈에 보이는 것을 보고 판단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내적인 시선을 갖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주어진 ,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내적인 시선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겉모습을 중시하는 세상으로 흐르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내적인 시선으로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가꾸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고 실천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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