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대로 따르겠나이다!

가톨릭부산 2016.10.19 10:15 조회 수 : 97

호수 2405호 2016.10.23 
글쓴이 원성현 스테파노 

말씀하신 대로 따르겠나이다!

원성현 스테파노 / 부곡성당

 “빡! 덜커덩...”
  직장 일 때문에 지난 10여 년 동안 휴가다운 휴가를 가지지 못하다가 지난 8월 중순, 모처럼 노모와 아내 그리고 두 아들을 차에 태우고 서울에 있는 형제들을 만나러 기분 좋게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경기도 이천 부근을 지날 때 자동차 오른쪽 뒤 타이어가 폭염에 달궈진 아스팔트의 온도를 이기지 못하고 배를 가르면서 터지고 말았다.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밀어 넣은 다음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막바지 휴가철에 주말이 겹쳤으니 차도 많이 막히고, 여기저기서 폭염을 이기지 못해 고장 난 차량들로 인하여 견인차는 늦어지고, 오후 7시, 충무로에서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음에 양미간이 찌푸려졌다.
  견인차를 기다리고 있노라니 며칠 전 있었던 여러 가지 자잘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2주 전쯤, 약속이 있어서 아침 일찍부터 차를 타고 나갔던 아내는 5분 만에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이유를 물었더니 시동이 안 걸린단다.“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일단 시동 걸고, 카센터에 맡겨!”라는 말을 남기고 출근한 나는 점심시간쯤 카센터 전화를 받았다. 어디어디는 고쳐야 하고, 타이어는 아직은 괜찮은 거 같으니 우선 앞뒤 위치만 바꿔 놓고 서울 갔다 와서 교체하잔다. 서울 출발 전날, 낡은 타이어가 영 찜찜해서 마트에서 장을 보고 마트 안에 있는 카센터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려다 아직은 괜찮을 거 같다던 카센터 사장님의 말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그냥 갔다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자동차 시동이 제대로 걸렸다면 카센터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카센터에 가지 않았다면 타이어 위치 교환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타이어 위치 교환을 하지 않았다면? 중부내륙고속도로까지는 막히지 않던 차가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면서 급격히 막히기 시작하여 타이어가 터질 당시 주행속도는 시속 40km 정도였다. 만일 영동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아서 시속 100km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면?
  이 세상 모든 일들을 주관하시는 전지전능한 하느님께서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내가 기특하긴 하지만 직장 일만 열심히 하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내게 꼭 말해주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때로는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며,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가족들과도 시간을 가지라고!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따르겠나이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248 2504호 2018.09.02  가정을 세우는 ‘성요셉아버지학교’ 가정사목국  104
247 2256호 2014.01.26  부르심에 감사합니다 남수미 요세피나  104
246 2274호 2014.05.25  ‘가정성화미사’에 다녀와서 김영숙 데레사  103
245 2495호 2018.07.01  너희는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 김경욱 신부  101
244 2091호 2011.02.06  예수님을 따르기 위한 우리들의 사명 정해성 프란치스코  101
243 2503호 2018.08.26  성가정의 지름길 ‘성모어머니학교’ 가정사목국  100
242 2151호 2012.03.11  예비신학생 피정을 다녀온 후 김다훈 요한보스코  100
241 1986호 2009.03.29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부현 바오로 교수  100
240 2433호 2017.05.07  노인대학(어르신성경대학) 1년을 마치고 전흥일 스테파노  99
239 2115호 2011.07.24  50주년의 영광을 주님과 함께 최병남 세례자요한  99
238 2420호 2017.02.05  “내게 가까이 오너라. 내 배움의 집에 묵어라.”(집회 51, 23) 이동화 신부  97
» 2405호 2016.10.23  말씀하신 대로 따르겠나이다! 원성현 스테파노  97
236 2125호 2011.09.18  시복시성을 위한 도보 순례 3주년을 돌아보며… 강송환 마르코  97
235 2099호 2011.04.03  스무 살, 주님의 자녀로 아름답게 살아가 주길… 청소년사목국  97
234 1987호 2009.04.05  대학 캠퍼스 신앙의 요람인 가톨릭 학생회 강헌철 신부  95
233 2288호 2014.08.24  아직 안 가셨네요! 김용배 알퐁소  94
232 2205호 2013/03/03  신학원 가는 길 손성래 마태오  94
231 2121호 2011.08.28  하느님께 한 걸음씩 박상범 요셉  94
230 2049호 2010.05.16  신부님 ○○가 터졌어요! 최은화 마르타  94
229 2760호 2023. 6. 4  희망을 여는 집 장 마리요한 수녀  93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