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06호 2011.05.22 
글쓴이 이영준 암브로시오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사람

이영준 암브로시오 / 남산성당 주일학교 교리교사

어린 시절 주일학교 다닐 때를 생각하면 여러 가지 추억이 떠오른다. 하느님,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한 여름 신앙학교, 성탄예술제 등… 되돌아보면 어릴 때부터 가족들과 함께 주일학교를 다니면서 하느님을 찾고 의지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신앙생활에 소홀해지긴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하느님이 자리 잡고 계셨던 것 같다. 그런데 한 번 소홀해진 신앙생활은 돌이키기 힘들었고, 나도 모르게 냉담하게 되면서 하느님을 찾기보다는 개인적인 생활에만 충실했었다.

성당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기억이 아른해질 무렵, 다시 성당을 찾게 되었다. 여유가 생기다보니 그동안 잊고 살았던 신앙생활이 그리워졌던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던 어느 날, 파견성가를 부르고 성전을 나오다가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모집하기 위해 애쓰던 신부님, 수녀님, 교리교사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 함께 주일학교를 다닌 이들이 나에게 교리교사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그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그 순간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신 게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여기에 가족들의 권유까지 더해져 ‘나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굳어지게 되었다. 어린 시절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전해준 그리스도의 향기를 이제는 ‘내가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하느님께 여러 가지 은총을 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자신이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받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 받은 은총을 공동체 유익을 위해 사용해야 하고, 그 안에서 즐겁게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지극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앞에 서면서 나는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긴다. ‘재미있는 선생님, 우리랑 잘 놀아주는 선생님’이 아니라 ‘하느님과 친구가 되게 해 준 선생님’이 되자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리 지식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거울이 될 수 있는 신앙생활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처음 발을 내딛는 주일학교 교리교사로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하느님께 의지하는 삶을 배우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가톨릭 교리 상식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다. 나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

- 새샘 학교 1단계 과제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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