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76호 2012.08.26 
글쓴이 정경희 페트라 

그대와 나의 속함으로 인하여……

정경희 페트라 / 만덕성당

인생의 매 순간은 선택이라고 한다. 너무나 식상한 말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선택(부산 선택 주말)프로그램을 그리 달가워 하지 않았고, 소문에 ‘짝짓기 프로그램이라더라’는 말에 더욱 반감이 생겨 주변의 끈질긴 권유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분의 묘한 이끄심이었을까 결국 선택을 수강하게 되었다.

프로그램 시작부터 둘째 날 점심까지는 굳게 닫힌 마음 때문에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점점 사람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나의 마음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이제껏 내가 참석했던 교회 안의 여러 프로그램은 성령묵상회, 성서 모임, 로고스 등 말씀이나 직접적인 도구들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고 만나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선택 역시 그러리라 생각했지만, 이전의 프로그램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어찌 보면 ‘하느님께서 우리 청년들에게 가장 원하시는 모습이 아닐까’라고 감히 생각하는 방식, 사람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신선하고도 깊은 체험의 방식이었다. 모두가 마음을 열어두고 서로의 마음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 숨기고 가리는 것 없이 나를 내어 놓으며 속하고자 노력하는 것, 그 속에서 나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에 대한 체험은 아직도 내 심장을 뛰게 한다. 수강한 지 한참이 지난 지금에도 말이다.

그렇다고 선택을 수강하고 난 후, 내 인생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려 노력하고 그들 마음속에도 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을 만날 때 외향보다는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또 이해하려 노력하며 살게 되었다. 식상한 어구라 생각했던 ‘인생의 매 순간은 선택’이라는 말, 참으로 맞는 말이다. 부산 선택 주말을 통해 ‘선택’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 선택으로 인해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질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순간순간 내 삶이 진실할 수 있고, 그분께로 나아가는 길 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함께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그분을 만나는 방법, 그리고 내 삶의 방향을 잘 잡아 나가는 방법을 더욱 배워가기 위해 난 지금 선택주말 봉사자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역시나 힘겨운 길이지만, 이곳에선 더욱 깊이 그분을 만날 수 있다. 그대와 나의 속함으로 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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