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드메’라고 했던가?

가톨릭부산 2015.10.12 07:30 조회 수 : 71

호수 2279호 2014.06.29 
글쓴이 김란 에우랄리아 

‘스드메’라고 했던가?

김란 에우랄리아 / 부산교구 혼인강좌 수료, 복산성당

‘스드메’라는 말이 있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줄임말이다. 결혼준비의 시작이자 필수코스이며, 예비부부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스드메 뿐만 아니라 예물과 예단준비, 예식장과 피로연 음식까지, 웨딩업체에서 스케줄표로 정리된 다이어리를 선물로 줄 정도로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가 준비해야 할 항목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결혼식 당일을 위한 준비일 뿐, 4∼50년을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부부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정작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우리 부부 역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게 된 스트레스로 인해, 즐거워야 할 결혼준비가 짜증스럽게 느껴진 적이 많았다. 그런 와중에 가톨릭에서 하는‘혼인강좌’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나 비신자인 배우자에게 혼인강좌의 필요성과 관면혼인예식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일은 내게 큰 숙제가 아닐 수 없었다. 다행히 신랑은 피곤한 와중에도 흔쾌히 동행해주었다.

혼인강좌는 신자인 저도, 비신자인 배우자도 집중하며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 훌륭히 진행되었다. 심리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나 자신과 배우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올바른 대화법과 건전한 부부싸움의 기술도 익히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문제가 생길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나가야 할지 배울 수 있었다.

혼인강좌에 가기 전까진 귀찮게 느껴졌는데 교육에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는 신랑의 말에, 나 역시 크게 동감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강의내용을 서로 나누며 되새긴 소중한 하루였다. 결혼준비로 지치고 예민해져 있던 우리 두 사람은 혼인강좌를 듣고 난 후,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고 차분하게 대화하면서 큰 부딪힘 없이 결혼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결혼식을 올린 지 벌써 몇 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부부싸움 없이 잘 지내고 있는 것 역시 혼인강좌의 도움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혼인강좌를 통해 서로 배려하고, 상대와의 다름을 이해하고, 온전히 공감하며 대화하는 방법이 결혼생활에 꼭 필요한 덕목임을 알게 되었다. 혼인강좌가 예비부부만을 위한 교육에서 그칠 게 아니라 기혼자들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된다면, 갈등을 겪고 있는 많은 부부와 가정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 2279호 2014.06.29  ‘스드메’라고 했던가? 김란 에우랄리아  71
130 2278호 2014.06.22  2014년 사제연수를 다녀와서 김준한 신부  82
129 2275호 2014.06.01  주님의 집에 가자할 때 나는 몹시 기뻤노라 유상하 광렬요한  386
128 2274호 2014.05.25  ‘가정성화미사’에 다녀와서 김영숙 데레사  103
127 2270호 2014.04.27  24년을 감사하며 장영호, 천귀애 부부  35
126 2267호 2014.04.06  ‘나이듦’에 대해서 한정원 베로니카  66
125 2266호 2014.03.30  부부로 태어난다는 것 하지원 세실리아  53
124 2265호 2014.03.23  CUM 기자단으로서의 1년을 마무리하며 우수연 아녜스  78
123 2263호 2014.03.09  『시복시성 기원 도보 성지 순례 백서』 발간에 부쳐 하창식 프란치스코  132
122 2262호 2014.03.02  진정한 통공(通功) 김숙남 리베라따  31
121 2261호 2014.02.23  아버지의 망토 박정열 발다살  169
120 2260호 2014.02.16  순정공소 100주년 김정렬 신부  110
119 2258호 2014.02.02  무면허 아빠 조대범 요셉  21
118 2257호 2014.01.31  피! 그 소중한 의미 최석철 스테파노  211
117 2256호 2014.01.26  부르심에 감사합니다 남수미 요세피나  104
116 2255호 2014.01.19  실천지침-복음화의 원동력인 가정복음화 해설 ③ 선교사목국  55
115 2254호 2014.01.12  실천지침-복음화의 원동력인 가정복음화 해설 ② 선교사목국  60
114 2253호 2014.01.05  실천지침-복음화의 원동력인 가정복음화 해설 ① 선교사목국  43
113 2252호 2014.01.01  새 사제 다짐·감사 인사 전산홍보국  118
112 2242호 2013.11.03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유희정 이레네  110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