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달리타스”의 여정

가톨릭부산 2021.12.10 09:51 조회 수 : 64

호수 2681호 2021. 12. 12 
글쓴이 노우재 신부 
“시노달리타스”의 여정
 

 
노우재 신부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부산교구 단계 책임자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가 지난 10월 개막되었습니다. 그런데 총회는 2년 후에 열립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교시노드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전에는 주로 소수의 주교님들끼리 모여 시노드를 시작하고 마쳤습니다. 사제들이나 수도자, 평신도들의 역할은 거의 없었고, 자연히 시노드에 대한 관심도 무척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하느님 백성의 음성을 아래로부터 경청하면서 시노드를 거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방하셨습니다. 전 세계 모든 교구 하느님 백성의 의견을 듣고 그것을 안건으로 삼아 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제16차 주교시노드는 핵심 주제가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입니다. 말마디가 생소합니다만, 세례 받은 모든 이가 하느님 백성으로서 함께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행하며 교회의 본래 모습을 살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교시노드 사무처는 우리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질문지를 보내왔습니다. 핵심 질문은 이렇습니다. “여러분의 교구는 시노달리타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함께 걸어간다고 하면서, 과연 하느님의 뜻을 찾고자 했습니까?” “함께 걸어가지 못했다면,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함께 식별하고 실행할 수 있겠습니까?” 현실을 진단하고, 원인을 알아보고, 대응책을 찾아가는 세 단계의 질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회의 쇄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호소하십니다. 교회의 쇄신은 몇몇 엘리트들이 이루어내는 일이 아닙니다. 평신도들의 의견을 듣고, 수도자들의 사정을 알아차리고, 사제들의 마음을 느끼며,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성령 하느님의 음성을 경청하고 따를 때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소수의 몇몇 사람이 교회의 방향을 결정하고, 나머지 사람은 그저 말없이 무관심하게 억지로 따라가는 정태적이고 관료적인, 낡고 매력 없는 모습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이번 주교시노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하느님 백성과 친교에 관한 교회론적 가르침이 실현될 역사적 순간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 모두가 하느님 구원 사업에 참여하여 한층 성장해 갈 수 있는 은혜로운 시간입니다. 
 
   제16차 주교시노드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향하여: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설정했습니다. 사랑과 친교이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하는 교회, 세상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을 바치신 주님의 구원 사업에 참여하는 교회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입니다. 시노드적 교회는 움직이는 교회, 밖으로 나가는 교회, 경청하는 교회입니다. 시노드적 교회는 친교와 선교의 신비 안에서 살아가고 활동하는 교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제3천년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모두 이 “시노드” 단어 안에 담겨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번 시노드의 제1단계는 지역 교회별 단계입니다. 금년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하느님 백성의 음성을 경청하는 것이 현 단계의 목표입니다. 지금 우리 교구는 물론 한국과 전 세계 모든 교구에서 하느님 백성의 음성을 더욱 가까이 듣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 본당, 기관, 단체 별로 대화와 경청의 시간을 마련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신부님, 수녀님, 교우 분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 기록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성심성의껏 종합한 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처에 전달하여, 주교시노드 총회에서 논의하고 식별할 안건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시노드는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우리 마음을 움직이시는 성령 하느님의 인도를 따르며, 담대하게 말하고 겸손하게 듣는 은총의 시간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369 2548호 2019.06.23  파밀리아 꿈(FAMILIA CUM); 가족과 함께 file CUM 편집부  24
368 2504호 2018.09.02  가정을 세우는 ‘성요셉아버지학교’ 가정사목국  104
367 2503호 2018.08.26  성가정의 지름길 ‘성모어머니학교’ 가정사목국  100
366 2293호 2014.09.28  어머니학교 파견교육 일기 가정사목국  49
365 2674호 2021.10.24  가톨릭 해양사목 100주년을 돌아보며 가톨릭 해양사목  13
364 2805호 2024. 3. 24  신임 평협회장 인사 file 가톨릭부산  34
363 2803호 2024. 3. 10  콜핑(Kolping)을 소개합니다. file 가톨릭부산  17
362 2801호 2024. 2. 25  대전 가르멜(봉쇄) 여자 수도원, 도움의 손길이 필요... file 가톨릭부산  347
361 2790호 2023. 12. 25  2024년 부산교구 사제·부제 서품식 file 가톨릭부산  145
360 2785호 2023. 11. 26  학교법인 성모학원 산하 고등학교 - 데레사여고, 성모여고, 지산고등학교 file 가톨릭부산  38
359 2776호 2023. 9. 24  한가위 차례예식 file 가톨릭부산  9
358 2756호 2023. 5. 7  2023 주보 표지 공모전 file 가톨릭부산  17
357 2755호 2023. 4. 30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부산교구 신학생들을 위하여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file 가톨릭부산  183
356 2743호 2023. 2. 5  신학원, 오셔서 예수님의 흔적을 만나세요! 가톨릭부산  12
355 2740호 2023. 1. 15  설 차례(茶禮) 예식 file 가톨릭부산  60
354 2737호 2022. 12. 25  [컬러링] 아기 예수님의 기쁜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file 가톨릭부산  9
353 2732호 2022. 11. 20  학교법인 성모학원 산하 고등학교 - 데레사, 성모, 지산 file 가톨릭부산  48
352 2730호 2022. 11. 6  인성과 기술을 겸비한 명문 특성화고, 대양고등학교 file 가톨릭부산  23
351 2729호 2022. 10. 30  “돌봄과 치유의 길” - 미래복지상담대학원에 초대합니다. 가톨릭부산  4
350 2728호 2022. 10. 23  2022년 7월 30일 연중 제17주일 (조부모와 노인의 날) 가톨릭부산  2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