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복음자리를 시작하며

문화의 복음자리를 시작하며
 

김상효 신부 / 신선성당 주임 airjazz@hanmail.net
 

  한 개인이 가진 고정된 행동 성향을‘습관’이라고 부릅니다. 이 습관이 수평적으로 확대되어 상당한 규모의 사람들이 함께하게 되면 이를‘문화’라고 부릅니다. 문화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가지는 일종의 성향, 태도, 가치관, 행동 패턴, 마음가짐, 표현 양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문화라고 여기는 예술의 각 장르들도 가시적 혹은 가청적 혹은 물리적 수단으로 고정되어 표현된 우리의 내적 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를 이런 입장에서 관찰하면 우리는 문화라는 공기 속에 호흡하는 존재라는 것을 금방 발견하게 됩니다. 소위 말해서“삶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문화들이 우리를 감싸고 있는 것입니다.“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물질주의적 문화’와‘과도한 소비지향 문화’, 그리고‘외양을 중시하는 문화’ 등은”(2015년 부산교구 사목지침 설명 중)“삶의 문화”의 부정적인 형태들일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조심스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리가 사는 세상은 또 어떤 곳인지, 그래서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하느님 나라와 우리 삶의 태도는 잘 맞는지를 우리 스스로 진단해 보기 위해서 우리의 문화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욕심을 더 내어서 삶의 문화가 우리의 신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우리의 신앙이 세상의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어서 세상의 복음화에 어떻게 기여했고, 기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는 우리의 문화를 통해 우리의 내면을 유추해 보려는 이 노력이 2015년 문화 복음화의 해를 지내는 우리 모두에게 의미 있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