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감수성의 훈련(1)

가톨릭부산 2015.10.08 05:44 조회 수 : 42

호수 2322호 2015.04.05 
글쓴이 김상효 신부 

문화적 감수성의 훈련(1)

김상효 신부 / 신선성당 주임 airjazz@hanmail.net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요한 20, 1) 몇몇 사람들이 처음으로 체험한 것은“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요한 20, 1)는 현상이다. 나중에야 이 원시체험이 부활에 대한 최초의 체험으로 인식되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요한 20, 9)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몸소 당신 자신을 열어 보여주셔야 가능한 것이긴 했으나 모두가 다 그 체험에 도달한 것은 아니므로“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는 현상을 해석하고 알아듣는 각자의 능력이나 준비된 상태가 부활체험의 중요한 전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감수성에 대한 훈련이 없다면“나다.”(마태 14, 27)라고 하는 예수님의 자기계시를 알아채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세계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의도적으로‘민감함’을‘나약함’으로 여겨버렸다. 자잘한 감정들을 밀쳐냄으로써 내 에너지가 생존이라는 곳에 집약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구조 조정해 버렸다. 그리하여 우리는 둔감해 졌고, 타인과 세상을 알아들을 여유가 사라져 버린 즉물적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우리는 황폐해졌고 외로워졌다. 어쩌면 현대세계의 초감감적 유흥문화들은 이런 우리들의 상황에 맞춰서 제작된 놀이장치들일지도 모른다. 감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초감감적 공세가 자극적인 문화들의 정체일지도 모른다. 시내 거리의 자극적인 간판들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는 웬만한 크기, 명도, 채도를 지닌 간판이 아니면 알아채지도 못한다.

* 질문 : 세상을 알아채기 위하여 더 큰 자극을 구해야 할까? 아니면 내 감각을 훈련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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