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왜 샀어?

가톨릭부산 2015.10.08 04:53 조회 수 : 37

호수 2305호 2014.12.21 
글쓴이 김상효 신부 

그걸 왜 샀어?
 

김상효 신부 / 신선성당 주임 airjazz@hanmail.net
 

  프란치스코 교황님은『복음의 기쁨』에서“우리는 더 이상 시장의 눈먼 힘과 보이지 않는 손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204항)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더 이상 시장의 자율에 인류의 운명과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대한 대책을 내 맡길 수 없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그러면서“가난한 이들의 온전한 진보를 분명히 지향하는 결정, 계획, 구조, 과정을 요구합니다.”(204항)라고 경제의 책임자들에게 권고하십니다. 그런데 시장에 대항하는 각 개인의 대비책도 없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소비하는 주체의 주체적 소비 말입니다. 시장이 제시하고 강요하는 획일적 이유가 아니라 나의 이유, 나의 이야기, 나의 의미에 따라 소비하는 방식 말입니다. 소비자가 한정된 이유(브랜드 가치, 과시욕, 불안감의 해소, 부화뇌동 등)로 물건을 구매하게 되면 시장의 힘이 더 강해지고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일지 모르지만 소비자의 구매 이유가 소비자의 숫자만큼 다양해진다면 시장이 폭력적 독재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 소비의 다양한 이유를 소비자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나 자본이 광고라고 하는 예쁘장한 얼굴로 일방적 소비를 강요하는 것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합니다. 이는 문화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화라고 하는 것조차도 자본의 논리에 의해 획일화되고 상품화되어 버린 면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내면과 삶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의 이유,‘좋다’라고 느끼는 것의 이유를 찾아내야 합니다. 남이 만들어 주는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가꾸어 놓은 미학에 따라 소비하는 삶. 이것이 문화적인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 가난함이 아름다움의 한 기준이 될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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