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와 몰다우강

가톨릭부산 2015.10.08 05:14 조회 수 : 157

호수 2310호 2015.01.10 
글쓴이 조욱종 신부 

프라하와 몰다우강
 

조욱종 신부 / 로사리오의 집 loucho2@hanmail.net
 

  프라하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몰다우강, 그 위의 까렐 다리는 하루 종일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까렐 다리 난간 위에 있는 모두 30개의 유명한 조각상들 때문이다. 조각상들은 바로크 양식의 화려하기 그지없는 모양새들이지만, 도무지 그 속에서 메시지를 찾을 수는 없다. 화려함을 자랑하는 조각상들은 그저 패션모델에 불과할 뿐이다. 관광객들이 까렐 다리에서 접할 수 있는 건 현재의 즐거움일 뿐, 미래와 약속을 발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까렐 다리 아래로 몰다우 강이 흐르고 있다. 스메타나의 교향시‘나의 조국 몰다우강’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스메타나는 절망에 빠진 체코 국민의 가슴을 음악으로 흔들었다. 그것은 몰다우강처럼 출렁이면서 저항의 기운을 솟게 하였으며, 독립의 기상으로 분출하였다. 화산처럼 분출하는 강-몰다우! 시벨리우스가 조국 핀란디아를 노래하며 잠자던 동포들을 일깨웠듯이, 고난에 지쳐 숨죽여 있던 체코국민들의 가슴에 스메타나는 조국의 몰다우강을 노래하면서 잠자던 존재를 눈뜨게 하였다.    

  다시 체코가 소련(구 러시아)의 무력침공으로 무너지자 쿤델라는‘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다시 불지른다. 잊지 않으리, 조국의 독립을 잊지 않으리, 무력과 물질에 무너지는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잊지 않으리,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고양된 인간 존재를 우리는 항상 기억하며 살아야 하느니!

  나의 교구, 나의 성당은 어떠한가. 나의 삶에서 나의 인생에서 교구와 본당은 어떠한 의미이며 어떠한 이유로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가? 내가 있기 때문에 하느님이 계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에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이 엄연한 나의 현실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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