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된 표현과 상식적인 반응

가톨릭부산 2015.11.11 09:43 조회 수 : 268

호수 2354호 2015.11.15 
글쓴이 조욱종 신부 

속된 표현과 상식적인 반응

조욱종 신부 / 로사리오의 집

  만일 당신이 교양있는 말투로“너 이빨 언제 교정했어?”라고 말한다면 교양 없는 짓에 해당한다. 이빨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눈을 눈깔, 머리를 대갈통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빨은 이의 속된 표현이며, 눈깔은 눈의 속된 표현, 대갈통은 머리의 속된 표현이다. 그렇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빨이라는 단어를 서슴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지...


  만일 당신이 반독재를 외치는 사람에게“너 빨갱이지?”라고 말한다면 개념 없는 어리석음에 빠져있는 셈이다. 국어사전에는 빨갱이를 공산주의자의 속된 표현이라고 정의한다.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독재주의이고, 자본주의의 반대말이 공산주의이다. 민주주의-독재주의는 권력과 법의 원천이 누구에게 있는가의 구분이고, 자본주의-공산주의는 경제체제의 기본방침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른 구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편들어도 빨갱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반독재를 외쳐도 빨갱이라고 몰아붙인다면, 네 가지 개념을 섞어서 혼용하는, 즉 함부로 말해버리는 개념 없는 경우가 되고 만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 기인한다. 동족끼리 싸운 한국전쟁이라는 참상은 어떤 이성으로도 설명이 불가한 적대개념을 만들고 말았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현상은 극복할 수 없는 일일까?


  전례주기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이다.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하고 불의한 세력들이 날뛰니 종말론적인 사고에 젖는 시기이다. 그래서 옛 것들이 씻어지고 새로운 미래가 생성되어질 작은 기적을 간절히 바래본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36 2309호 2015.01.04  리지외의 데레사 조욱종 신부  134
35 2310호 2015.01.10  프라하와 몰다우강 조욱종 신부  161
34 2311호 2015.01.18  고흐의 무덤 조욱종 신부  170
33 2317호 2015.03.01  우리가 마지막이 아니다 조욱종 신부  85
32 2318호 2015.03.08  홍어와 우리밀 이야기 조욱종 신부  94
31 2319호 2015.03.15  수목장 관찰기 조욱종 신부  202
30 2326호 2015.05.03  민주화의 거리 조욱종 신부  45
29 2327호 2015.05.10  부산역과 정로환 조욱종 신부  126
28 2328호 2015.05.17  예수님의 경제론 조욱종 신부  45
27 2335호 2015.07.05  문화의 뜻과 의미 조욱종 신부  342
26 2336호 2015.07.12  수호천사가 되고 싶다 조욱종 신부  72
25 2337호 2015.07.19  여행의 계절, 휴가 조욱종 신부  55
24 2344호 2015.09.06  잡초의 재발견 조욱종 신부  172
23 2345호 2015.09.13  정치적 판단, 신학적 판단 조욱종 신부  44
22 2346호 2015.09.20  반환의 주역, 순교자의 후예 조욱종 신부  74
21 2352호 2015.11.01  위령성월을 시작하며 조욱종 신부  77
20 2353호 2015.11.08  변하지 않는 것들과 변하고 마는 것들 조욱종 신부  116
» 2354호 2015.11.15  속된 표현과 상식적인 반응 조욱종 신부  268
18 2303호 2014.12.07  문화의 복음자리를 시작하며 김상효 신부  33
17 2304호 2014.12.14  구급차와 통학버스 김상효 신부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