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말씀
2019.06.01 13:41

2019년 6월 생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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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사도 1,8)

 

 

루카 복음사가가 집필한 사도행전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성부께로 돌아가시기 직전 사도들에게 하신 약속으로 시작합니다. 사도들이 인류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건설하는 데에 필요한 힘을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받으리라는 약속입니다.

그 힘이란 ‘쿠데타’를 부추기거나 어떤 정치-사회적 세력에 맞서서 다른 대항 권력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가 마음을 열 때 성령께서 일하심으로써 우리를 ‘새사람’이 되게 하심을 뜻합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도들이 마리아와 함께 모여 있을 때, 성령께서 내려오시어, 그들은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땅 끝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메시지를 전파하게 됩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사도들과 함께 예수님의 모든 제자들은 ‘증인’으로 파견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알게 되면서 자신들이 파견되었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자녀인 우리의 성소, 우리의 정체성은 선교, 곧 다른 이들에게 형제로 다가감으로써 실현됩니다. 우리는 사도가 되어 먼저 삶으로, 다음에 필요하다면 말로써 증거하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삶의 방식을 자신의 것으로 할 때, 우리는 증인이 됩니다. 가정이나 일터, 학교나 쉼터 등 매일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에서 환대와 나눔의 정신으로, 특히 성부의 원대한 계획인 ‘보편 형제애’를 마음에 간직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마릴레나와 실바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결혼했을 때 저희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활짝 열린 가정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처음으로 했던 경험 하나는 성탄 직전이었는데, 우리의 성탄 축하가 그저 교회에서 나가는 길에 급히 인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직접 작은 선물을 들고 이웃들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놀라고 기뻐했는데, 특히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꺼렸던 한 가정은 저희에게 마음을 열고 그들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여러 해 동안 아무도 그들 집에 찾아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 방문은 두 시간 이상이 걸렸는데, 우리가 찾아간 사람들의 기쁨에 저희도 정말 감격했습니다. 단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도록 노력하면서 저희는 차츰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늘 쉽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예기치 못한 방문 때문에 저희 계획을 바꿔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정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번은 케이크를 선물로 받았는데, 그것을 브라질에 보낼 장난감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신 한 아주머니에게 드리고 싶다고 했더니 그분은 굉장히 기뻐하셨고, 덕분에 그분 가정과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희가 집을 나설 때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게도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찾아 나설 용기가 있으면 좋겠군요!”»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세례를 통해 성령을 선물로 받았지만, 성령께서는 진심으로 선과 진리를 찾는 모든 이들의 양심 안에서도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모두가 하느님의 영께 자리를 내드리어 우리를 이끌어 가시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분을 알아보고, 그분 말씀에 귀기울일 수 있을까요?

끼아라 루빅의 생각이 우리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 성령께서는 당신의 성전인 우리 안에 살아 계시며, 우리를 비추고 이끌어 가십니다. 진리의 성령이시므로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게 하시고, 그 말씀을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말씀이 되게 하시고, 지혜를 사랑하게 하시며, 우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알려 주십니다. 사랑의 성령이시므로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불태워 주시며, 온 마음 온 영혼 온 힘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우리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해 주십니다. 굳셈의 성령이시므로 우리로 하여금 복음 말씀에 부합된 삶을 살아가면서 항상 진리를 증언하도록 용기와 힘을 주십니다. […] 하느님의 사랑을 마음속에 간직한다면 우리는 멀리까지 나아가, 다른 많은 이들에게 우리가 깨달은 바를 전할 수 있습니다. […] ‘땅 끝’은 지리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땅 끝’은 우리 곁에 있는, 아직 복음의 참뜻을 깨닫는 기쁨을 모르는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증거는 그들에게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잊고 모든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우리를 통하여 하느님 사랑에 부드럽게 상처를 입어 우리와 ‘하나가 되려’ 할 때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서로 돕고 꿈과 계획, 애정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오직 이 시점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은 서로 간의 사랑 안에서 하나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레티치아 마그리 | 포콜라레운동 총본부 「생활말씀」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