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말씀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

 

마태오 복음서가 끝나는 제28장에는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이루셨던 마지막 일화들이 실려 있습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셨고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셨습니다. 그분의 사명은 모든 피조물을 새롭게 하는 하느님 사랑을 선포하고, 인류의 역사 속에 형제애를 향한 새로운 길을 열어 주는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에게 예수님은 예언자들이 약속했고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리던 “임마누엘”, 곧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성부께로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의 사명을 가까이서 함께 수행했던 제자들을 불러 모아 당신의 과업을 계속해 나갈 것을 당부하십니다.

매우 어려운 과업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세상 끝 날까지” 매일 함께 계시면서 그들을 지탱하고 동반하며 용기를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예수님의 도움으로 제자들은 그분을 만난 증거자가 되는 것은 물론, 모든 이를 받아들이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실을 증명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 사랑의 계명에 기반을 둔 새로운 ‘하느님 백성’을 이루는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우리 개인의 삶과 인류의 역사 안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날마다 나와 당신과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그분을 만나는 것이 진정 가능할까요?

그분은 《저 모퉁이 뒤에, 내 곁에, 여러분 곁에 계십니다. 그분은 가난한 이, 멸시 받는 이, 어린이, 병자, 조언을 구하는 이, 자유롭지 못한 이 안에 숨어 계십니다. 아름답지 못한 이, 버려진 이 안에 계십니다.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마태 25,35) 그분이 계시는 바로 그곳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을 배우도록 합시다》 (끼아라 루빅, 「생활말씀」, 1982년 6월).

 

하느님께서는 말씀 안에 현존하십니다. 그 말씀을 실천할 때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해 주십니다. 그분은 세상 곳곳 어디에든지 성체 안에 계시며, 하느님 백성의 종인 성직자들을 통해서도 일하십니다.

우리 사이에 일치가 있을 때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마태 18,20 참조). 그 때 성부께 드리는 우리의 기도는 더욱 효과가 있으며, 매일의 삶 속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이 약속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가져다줍니다. 또한 우리 삶의 여정 중에 그분을 발견하도록 용기를 줍니다. 우리의 마음과 손길을 열어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고 함께 나누도록 합시다. 개인적으로나 공동체 안에서, 가정에서나 교회에서, 일터에서나 특별한 만남의 순간에, 시민 단체나 종교 단체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이며, 그분께서는 당신 현존의 표징인 기쁨과 빛으로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실 것입니다.

만일 매일 아침 “하느님께서는 오늘 나를 어디서 만나고 싶어 하실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어난다면 우리도 다음과 같은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시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너무 지나칠 정도여서 아들을 독점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1년 전 어머니님은 암 진단을 받으셔서 치료와 간병이 필요했지만, 하나뿐인 당신의 따님인 제 시누이는 어머니를 돌봐 드릴 형편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시기에 저는 포콜라레운동의 여름 모임에 참석했는데, 사랑이신 하느님과의 만남이 제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회개의 첫 결실은, 온갖 두려움을 넘어서서 시어머니를 우리 집에 모시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제 마음속에 밝게 타오른 빛은 시어머니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 주었습니다. 어머니 안에서 바로 예수님을 제가 돌봐 드리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시어머님은 놀랍게도 저의 모든 행동에 역시 사랑으로 답하셨습니다. 몇 달 간 투병으로 고생하신 후 그분은 고요히 하늘 나라로 떠나셨는데, 모두의 마음에 평화를 남기고 가셨습니다.

그때 저는 우리 부부가 9년 동안이나 기다리던 아기를 갖게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우리에게 하느님 사랑의 생생한 표징입니다."

 

레티치아 마그리

포콜라레운동 총본부 「생활말씀」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