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로서, 오순절에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내리신 사건을 기념하고 경축합니다. 오순절은 파스카 축제를 지내고 50일 뒤에 지내는 축제로서, 시나이 계약을 통하여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으로 탄생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였습니다. 
그래서 성령 강림 사건에는 구원의 실현과 새로운 하느님 백성의 탄생이라는 근본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성령 강림의 현상을 거센 바람과 불꽃 모양의 혀로 묘사하고 있는데, 바람과 불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나실 때 동반되었던 현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성령 강림 사건은 하나의 신현(神顯) 사건으로 묘사됩니다.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내려오시자, 사도들은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다른 여러 지방에서 온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들었다고 전합니다. 
이는 언어의 다양성이 동일성으로 바뀌는 것으로, 이와 반대되는 창세기의 바벨탑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같은 언어를 쓰던 사람들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우려고 하는데, 그 목적은 이름을 날려서 자신들이 온 땅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창세 11,4 참조).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의 말을 뒤섞어 놓으시고, 그들을 온 땅으로 흩어 버리십니다(창세 11,7-8 참조).
성령 강림을 통하여 언어의 동일성이 다시 이루어지고, 그것은 이제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사도들의 사명이 세계적이고 보편적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주십니다. 이는 창조 때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숨을 불어넣으신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성령을 통하여 구원된 공동체, 새로운 하느님 백성으로서,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된 교회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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